[독자광장] 한·캐 향군 행사와 어린이합창단

천하성 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17 May 2017


지난 4월 24일 오타와시청 앞에서 열린 가평전투 기념식에 다녀왔다. 기념식은 그간에는 전쟁박물관에서 실내악단의 연주속에 진행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시청 앞에서 간단히 끝내고, 길 건너 문화원에서 인사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다. 느끼는 점은 날로 행사규모가 축소된다는 것이다. 역사는 흘러가고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작년에는 육군장성(전 가평전투 참가부대 연대장)이 참석했는데, 금년에는 중령이다(가평전투 참가부대 부연대장 인 듯). 이런 축소 현상을 캐나다 향군도 알고 있어, "어떻게 할 건가?" 물으면 어깨를 으쓱 하는 게 답이다. "낸들 알겠소".

그러나 우리 향군은 답을 갖고 있다.

한국측 향군과 캐나다측 향군간에는 연 7회의 합동 행사가 있다. 성격상 대부분 향군회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11월 11일(Remembrance Day)에는 특히 캐나다 어린이 300명이 참석, 합창도 하고 감사의 말도 전한다. 캐나다는 이렇게 함으로써 다음세대에게 한국전 참전 역사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도 6.25의 기억은 시간과 함께 희미해질 것이다. 캐나다는 지난 6.25참전 경험을 인류애의 실천으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자기의 행사에 한인사회가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는 것을 매우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이 자랑스러운 공동의 역사는 함께 기리고,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할 유산이다.

캐나다에 살고 있으면서 한인 민간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향군은 그간 실시해온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기와 같은 취지에서 한·캐 향군 행사에 어린이 합창단을 참여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미 한인사회에는 여러 합창단이 있고, 더욱이 이 사업이 향군과 일부 합창단만의 행사가 아닌, 전 한인사회의 일인 만큼 관심있는 분(단체)의 참여를 기대한다.

역사의 기억은 기리지 않으면 사라진다. 많은 나라가 참전한 6.25는 캐나다는 물론 한국에 사나, 여기에 사나 우리에게는 변함없이 기억해야 할 현대의 한국역사 유산이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역사를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장래가 없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또 연구해야하는 이유는 연구하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고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세계의 화약고인 한반도를 조국으로 갖고 있는 자손이 얼마 전 자신의 전쟁역사를 잊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주요 캐나다 국가행사 참여야말로 우리 정체성에 대한 후대의 교육이며, 무엇보다 캐나다 주류사회 참여의 첫발이 되기 때문이다.

(주: 향군은 그간 캐나다 국방부의 협조로 남녀 캐나다사관학교, 장교, 사병 입대 안내행사를 해오고 있다. 금년 안내행사는 11월에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