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협광장] 이곳만은 꼭 지켜야 할 이유

민혜기 문협회원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15 Jun 2017


말도 안 되는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궁화 요양원 운영과는 상관없이 건축물 설립 과정 중에 발생한 부채로 2011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단다. 이제 곧 법정관리가 정리되어 매각에 들어갈 것 같다. 아파트는 콘도로 전환되어 개별적으로 매각되고 요양원도 하나의 유닛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란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캐나다정부의 승인을 받고 캐나다 최초 한인요양원으로 2011년 3월4일 역사적인 문을 열었다. 이는 한인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며 꼭 지켜야 할 동포 모두가 주인인 비영리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누구라 하면 알만한 이민 1세 어르신들을 비롯하여 한 분 두 분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셨고 지금도 입주하기 원하는 대기자 명단이 15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차례가 오기 전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 오늘도 ‘한인 요양원’에 입주하고 싶은 절박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한두분이 아니다.

언어 소통은 물론 정서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음식 통합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복이다.

나는 이민 이후 28년간 너싱홈(요양원)에서 ‘Health Care Aide’란 이름표를 달고 300개 베드를 보유한 제법 규모가 큰 곳에서 일하다 은퇴했다. 한편 A의료통역 전문기관을 통해 소정의 과정을 거쳐 프리랜서 통역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20년 넘게 지금까지 때론 병원으로 공중보건소로, 또는 CCAC(지역집중 보건소; Community care Access Center) 케이스 매니저와 함께 재택 간병을 받고 있거나 홀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환자들을 위해 통역사로 동반한다. 경험은 나의 가장 훌륭한 선생이다. 자연스럽게 이 나라 요양원 실태를 파악하게 되었다. 토론토 전역엔 450베드를 보유하고 있는 캐슬뷰 너싱홈을 비롯해 90여 요양원이 있다. 이 중엔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곳 그리고 영리를 목적으로 세워진 요양원 모두 포함해서다. 어느 너싱홈도 만원사례다. 모든 너싱홈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요양원 입원비용은 평준화되어 있다. 현재 무궁화 한인요양원은 독실(36), 2인실(12)등 모두 60명의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

실상 직업의식으로 일하고 있을 때는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1994년 1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남편은 반신장애인으로, 나는 평생 간병사로 재택간호를 해오다 보니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내 모든 시간표는 남편 중심으로, 남편은 나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삶의 질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애씀의 연속을 유지하며 살았다. 어느 날 남편이 화장실에서 넘어지며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병원치료 이후 그는 P재활병원으로 이송돼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나는 너무 두렵고 겁이 났다. 더 이상 재택 간병이 불가할 경우 대안은 무엇일까. 차선책으로는 너싱홈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 나 자신을 비롯하여 가족 중 이 길만은 거치지 않고 가길 소원했다. 재활원 CCAC 직원은 내가 거주하는 노스욕의 CCAC에 연결시켜 주었다. 이 때부터 나는 가족의 눈으로 요양원 탐방에 나섰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갖추었어도 이방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남편으로서는 참으로 외롭고 무료한 천국일 것이란 인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무궁화한인요양원이란 결론을 짓고 CCAC 도움으로 2013년 1월 대기자 명단에 등재시켰다. 드디어 3년 반 만에 차례가 돌아왔다. 남편은 마침내 2016년 6월 무궁화요양원에 입주하게 되었다. 백번 생각해도 최선의 선택이었다. 최소한의 삶의 질이 보장되어 있는 곳, 환자 중심의 질 높은 동족으로부터 받는 간호서비스, 우리 정서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우리말이 통하고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 이만하면 내가 경험했고 살펴보았던 어느 너싱홈보다 우수계열에에에 속한다. 층마다 20명이 한자리에서 식사할 수 있는 식당분위기 속에 간병사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식사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도와주고 먹여준다. 가족이 끝내 하지 못하고 전문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음은 슬픔이고 아픔이다. 남편을 비롯하여 거주 어르신들의 평안해 하는 모습을 갈 때마다 뵈면서 마음이 놓인다. 

어차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인데 최소한의 품위, 안전한 곳에서 마지막까지 동족의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무궁화한인요양원을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이를 위해서 청원서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것과 재력 있고 뜻있는 분은 투자 그룹의 일원이 되어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자. 한번 잃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요양원을 타민족에게 운영권을 넘길 수 없다.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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