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나의 아버지

박혜자 수필가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16 Jun 2017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생각나는 나의 아버지. '아버지 날'이 있는 6월에 들어서면 더욱 그리워지는 나의 아버지의 음성,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늘 편찮으셨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나의 문제는 항상 내 자신이 먼저 깊이 생각한 후에 마음에 어느 정도 결정이 되었다고 생각되면 아버지께 의논드리면서 나의 생각을 말씀드리곤 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에게는 아버지시면서 또한 어머니셨다. 내가 하고 싶다는 것은 늘 찬성해 주시고 믿어주시던 아버지, 그러기에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어려운 그늘이 우리 가정에 덮칠 때 흐린 등잔 불 밑에서 고민하시며 안타까워하시던 아버지를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너무 염려들 마라. 이제 좀 나아지겠지. 내가 너희들을 굶기기야 하겠냐?" 라고 말씀하셨다. 지난 날, 큰 사업을 하실 때 그 당당하시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얼굴에 비친 초조함과 비참한 모습을 나는 느낄 수가 있었다. 아버지는 바람 부는 언덕 위에 묵묵히 서 있는 큰 고목처럼, 항상 그 자리에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며 지친 몸을 쉬게 해 주는 존재이다.

일찍이 큰오빠 초청으로 이민한 아버지는 그 당시 60세이셨는데 한국에 남아 있는 식구들을 모두 데려 오시려고 시민권을 받으신 다음, 이민국을 왔다 갔다 하시며 결국에 한국에 남아 있던 온 가족을 모두 데려 오셨다. "내가 내 식구들을 이 좋은 나라에 데려다 놓았으니 이제부터는 너희들이 부지런히, 열심히 일해서 기반을 잡아라"라고 하시던 말씀이 늘 귀에 쟁쟁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들을 위해 온 사랑과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나의 아버지! 글을 쓰다 보니 아버지가 더욱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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