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에드먼튼심포니 부수석에

토론토 첼리스트 박준규씨 오디션 통과



  • 정재호 (jayjung@koreatimes.net) --
  • 11 Jul 2018

근육 다쳐 음악 포기했다 재기 맥길·UT 거치며 음악 경력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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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한인 박준규(33·사진)씨가 에드먼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첼로 부수석(assistant principal)으로 입단한다.

올해로 65번째 시즌을 맞는 에드먼튼 심포니 오케스트라(ESO)는 오타와·토론토·몬트리올 오케스트라에 이은 국내 4번째 예산 규모(연간 1천만 달러)를 자랑한다. 따라서 단원 연봉도 높다.

지난 5월 ESO에 지원한 박씨는 오디션(6월)을 거쳐 이달 6일 단원으로 뽑혔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부수석인 그는 오케스트라 첫 번째 스탠드에서 안쪽자리인 세컨드 체어(second chair)에서 연주하는데, 같은 첼로끼리 연주 도중 바깥(outside chair)과 안(inside chair)으로 나눠질 때 안쪽을 이끄는 역할이다.

통상 악기별 수석·부수석은 해당 악기 혹은 파트의 연주 방식을 관리하고 파트의 장으로서 지휘자와 연주에 대해 의논하는 일을 한다.

 

박씨는 첼로를 포기한 적이 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7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 한국과 해외 콩쿠르에서 여러 번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한국에서 입시를 준비하던 중 무리한 연습으로 손과 팔의 근육을 다쳐 활을 제대로 쥘 수 없게 됐다.

2년 동안 인체실험에 가까운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삶과 같았던 첼로를 그만둬야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2005년 수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캐나다에 온지 6개월이 됐을 때 어릴적 친구의 소개로 세계적인 첼리스트 매트 하이모비츠(Matt Haimovitz) 교수를 만나게 됐다.

그때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다시 활을 쥐었는데 손이 아프지 않았다. 기적적으로 근육이 회복된 것. 하이모비츠 교수 앞에서 연주를 했더니 레슨을 받으러 몬트리올 맥길대로 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길로 맥길대에 지원, 합격하면서 다시 음악 커리어를 쌓았다.

박씨는 맥길을 3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커네티컷 하트 스쿨 오브 뮤직 프로그램(최고 연주자 과정)에 장학생으로 선발됐으며 이후 토론토대에서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석사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그에게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원래 교수가 되려고 했었지만 대학원을 다니던 중 친구들이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는 것을 보면서 박사학위보다는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위를 받더라도 교수가 되기는 바늘구멍을 뚫기만큼 힘들기 때문이었다.

박씨는 “하지만 오케스트라 입단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음악은 동양화와 서양화만큼 차이가 있었다. 솔리스트로선 자신 있었지만 오케스트라의 벽은 넘기 힘들었다. 3년 여 동안 15번의 심포니 오디션을 봤지만 모두 떨어졌다”면서 “그러다 최근 곡해석(아이디어)과 소리의 조화를 깨닫고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박씨는 “수년 동안 오케스트라 입단을 준비하기 위해 친구도 만나지 않고 연습에 몰두, 인간관계도 많이 끊겼다. 이제는 보고 싶었던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클래식 음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목표 설정을 확실히 할 것”을 강조했다. 클래식 음악은 크게 솔리스트·오케스트라·실내악·티칭으로 나뉘는데 어떤 장르에 더 소질이 있는지 빨리 길을 정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슷한 연배 연주자 중 같은 전공에서 톱10에 들지 못하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냉정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 결과를 일구면 평생 좋아하는 일을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명예롭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다. 특히 북미에서 예술가는 가난하다는 옛말과는 달리 대우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 최근 토론토 첼리스트 후배인 정윤호군에게도 자신 있게 음악가의 길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토론토 교민 박병구·오경희씨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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