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춘문예

시조 부문 가작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koreatimes.net) --
  • 09 Jan 2019

어머니 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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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민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 졸업

국립산림과학원 근무

한국가구학회 부회장 역임    

현재 한국목재공학회 이사

 

Ⅰ.
어릴 때 젖내음에 엄마 안겨 걸었는데
이제는 그 어머니 내 팔 안겨 걸으시네.
노을 속 서툰 걸음새 속울음이 솟으오.

Ⅱ.
화사한 꽃구름에 환희도 그린 얼굴
그 자리 돌아봐도 언제라도 흔들던 손
돌아가 무릎 베고서 추억 먹는 소 됐으면.

Ⅲ.
괜찮다 나는 야야 괜찮다는 어머니 말
엎어져 울고파도 속절없이 커버렸오
이제껏 혼자였던 길 둘이 비춰 걸어요.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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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모 시조 작가

시조는 천여 년을 다듬고 빛내온 우리 민족의 역사다. 그 오랜 세월을 갈고 닦으며, “3장 6구 12절”이라는 정형 시조를 지어 우리 문학의 자긍심을 키어 왔다. 이른바 민요, 판소리, 육자배기, 동요, 대중가요 등이 시조에 근간에서 흘러온 것이다.

보내주신 5편의 시조 잘 감상했다. 시조 가락도 잘 타고, 다섯 작품 모두 호감이 간다. 우리 전통 시가인 시조 문학을 한두 해 경험해온 솜씨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1연 반딧불 초, 2연 어머니, 3연 고향생각,4연 소식은 대체로 흠 잡을 때가 없고 특히 50자 이내를 넘기지 않은 것과 3~5 종장처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맛깔스럽다.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는 귀소본능 때문일까? 5수 전수가 고향에 대한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마치 ‘사모곡’을 듣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 너부렁이 깔린 식상한 글들이라 지루한 감이 들면서도 한편 가슴도 뭉클했다. 조금 흠을 잡자면 2연에서 끝맺음을 할 수가 있는데, 3연까지 만든 것이 어디서 주어다 짜맞춘 감이 들어, 반찬은 많은데 먹을 게 없는 잔치상이 비교가 된다. 욕심 같았으면 너무 자연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실 모순성을 비판하는 시사성을 뛴 서사적 시조 하나쯤은 곁들였어야 하는데 너무 고향에 대한 향수에 집착한 것이 옥에 티라 하겠다.

5연, 봄꽃 소묘

처녀바위, 복수초, 얼래지꽃., 제비꽃, 물또기, 5수 평시조들은 조선시대 같았으면 ‘보물’ 소리 듣기에도 손색이 없다. 허나 연수를 늘이려는 현대 시조를 감안한다면 아깝지만 시대의 변천을 탓할 수밖에 없다.

시조인이 고갈된 상태에 여러 응모자를 기대했으나, 올해도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다. “난 ‘문학을 할 수 있다!” 내가 언감생심 무슨 문학을! 두 문장이 상반되지만, 내재되어 있는 함축성은 문학도들이 놓쳐서는 안 될 필요불가분한 문구다. 예컨대 젊어서 문학을 꿈꾸던 사람은 한번쯤 이런 관념에서 갈등하다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서 노파심에 부연하자면 난 할 수 있다에 더 강한 의지력을 가지라고 권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을 상기하면서.

아직도 우리 시조 문학은 황무지이다. 개척해야 할 땅이 넓고 광활하다. 개척할 소지가 무궁무진한 이 처녀림에 힘차게 씨앗을 뿌려야, 튼실한 결실을 맺을 수 있듯이 특히 시조 부문에 응모하는 이들은, “상기“ 심사위원 시조 평이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전체적으로 잘된 시조였고, 2연 ‘어머니’와. 4연 ‘소식’이 대체적으로 좋아 가작으로 입선 시켰다. 꾸준한 문학정신을 살려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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