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의 아내에게도 순정은 있다!
엘차포와 부인 엠마 코로넬 스토리 1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15 Feb 2019
악명 높은 두목도 내 남편, "고로 충성한다" 끝까지 변호하고 감싸 엘 차포, 블랙베리 사용해 부인과 친구들 감시해 10억 달러 재산 굴리기에 바빠 그녀의 신의는 사랑일까? 아니면 돈일까?
2014년 2월 멕시코에서 체포된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과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엠마 코로넬. 엘 차포가 2015년 탈옥할 때 엠마가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엠마 코로넬 에이스퓨로는 맥시코 마약조직의 두목인 엘 차포(El Chapo) 재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녀는 호아킨 구즈만, 속칭 ‘차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남편이 2015년 탈옥에 성공한 것은 자신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멕시코의 삼엄한 감옥에서 복역중 샤워장 밑으로 굴을 파고 도망,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탈옥을 앞두고 남편과 부인이 문자메시지를 교환했으며, 차포는 부인에게 무기를 가져오라고 부탁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증언대에선 차포의 애인은 “부부가 무슨 단결을 과시하듯 가끔 주홍색 색 벨벳 수트 자켓을 입었다”고 말해 그들의 내면생활을 실제 보았음을 증언했다.
작년 11월부터 3개월간 뉴욕 브루클린에서 조직(Cartel)과 가깝게 지낸 여자들은 그의 애인이 되거나 공범이 되어야 했다. 여자들은 이런 일에서 대부분 실패했는데 이유는 보통 한 가지만 지나치게 요구했고, 다른 역할은 미흡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보통 포로가 됐다가 죽거나 운이 좋으면 도망쳤다.
검찰은 10주 이상 걸린 재판에서 56명의 증언을 들었다. 이들은 거의 모두 “차포는 복수심이 많은 두목이며 무자비한 살인자일 뿐 아니라 타고난 바람꾼”이라고 증언했다.
이런 증언 때문에 엠마 코로넬의 남편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마약을 밀매해서 호화롭게 살았던 그는 재판정에서 드러난 남편에 대한 나쁜 주장을 부정했다. 코로넬은 매일 법정에 나와 앞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서 돌 같이 무표정한 태도를 보이면서 방청했다.
“내 남편이 그런 사람인 줄 난 모른다”고 그는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그를 인간으로, 또 내 남편으로 존경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넬의 이 같은 태도를 비난했다.
검찰은 차포가 30년 간 140억 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 사상 최악의 마약조직 두목으로 활동하면서 영향력이 커지자 전 멕시코 대통령을 매수하려고 시도했다. 검찰 측 증거나 논거가 강력해서 차포 변호인단은 검찰이 잠시 쉬는 사이 30분 정도만 변호에 나설 수 있었다.
차포가 사람들을 고문했고 어떤 사람은 산 채로 파묻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그의 미인대회 출신 아내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오늘로 나는 법정 방청을 중단한다. 그동안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었고 내 이름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불법행위에 연계된 것처럼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고 그는 인스타그램에 썼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부끄러울 게 없다. 나는 완전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는 평생 남을 일부러 고통스럽게 하지는 않았다.”
차포는 부인과 애인들, 사업 거래자들을 감시하기 위해서 캐나다산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이 같은 주장은 콜럼비아 출신 인터넷 전문가 크리스찬 로드리게즈(34)에게서 나왔다. 그는 검찰 측 증인으로 수사에 협조했다.
이 같은 수많은 증언에도 불구, 차포는 자기가 악명 높은 시나로아 카르텔을 운영했다든가, 지난 20년간 엄청난 양의 마약을 미국에 보냈고, 그 과정에서 방해되는 자들은 모조리 죽였다는 등의 10개 혐의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배심원들은 지난 4일부터 심리를 시작했다. 원래 엠마 코로넬은 맥시칸-어메리칸 시티즌으로 멕시코에서 자랐다. 동생은 경찰에 잡혀 있고 소목장을 가졌던 아버지는 차포의 부관 역할을 했다. 가족이 모두 동원된 것이다.
엠마는 2006년 아버지가 연 파티에서 차포를 만났고, 2007년 7월 무장경비원들이 경비를 서는 가운데 하객도 별로 없이 쓸쓸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다음해 쌍둥이를 낳았는데 아버지 이름은 출생신고서에는 오르지 못했다. 5백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은 사나이였기 때문.
그는 멕시코 듀랑고 지역에서 열린 2007년 미스 커피 및 구아바 페스티벌 미인선발대회에 출전, 우승했다. 이때 차포로부터 어이없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수많은 무장 부하들을 데리고와서 "결혼하겠다"고 밝혔다. 무장시위인 셈이었다. 엠마 코로넬은 대회 규정에 따라 미인 왕관을 곧 벗어야 했다.
남편이 오랫동안 구속되자 엠마는 막대한 재산을 굴리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고 늘 바빴다. 남편이 2015년 교도소에서 탈출할 것도 엠마가 제안하고 도왔다고 알려졌다. [현지뉴스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