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낳아준 부모는 어디에"

47년 전 입양된 김한숙씨 애타게 찾아



  • 윤연주 (edit1@koreatimes.net) --
  • 22 Feb 2019

사진 속 지명 '전주'가 단서 홀트아동복지회에 도움 요청 올해 여름 첫 한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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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김한숙(49·사진 왼쪽)씨와 남편 스코트 리-팍씨가 지난 16일 양자회 설날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윤연주 기자.

47년 전 캐나다 가정에 입양된 김한숙(Angela Lee-Pack)씨는 지금까지 '엄마'라는 말을 가슴에 묻고 살아왔다.

그는 친부모에 대해 "마음이 아프더라도 알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2살 때인 1971년 11월 그는 캐나다(온타리오로 추정)에서 첫 번째 양부모를 만났다. 첫 양아버지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군인으로 김씨에게 '앤젤라'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러나 한창 사랑받아야 할 나이에 그는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 

김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첫 양부모가 암으로 사망해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란 것을 최근 알게 됐다"며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을 접해 지금도 마음이 쓰리다"고 말했다. 

그는 첫 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5살이 되던 해 아동병원으로 옮겨졌고, 어린이단체(뉴마켓)의 보호를 받다가 오로라에 거주하는 탐슨씨 부부가 1976년 2월 7세이던 그를 입양했다. 

김씨는 "당시 오로라 지역에는 주로 백인들만 거주하던 시절이었기에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고 그 누구도 믿고 의지할 수도 없는 절망의 시간이 이어졌다"며 "양부모 가족과의 관계도 원만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15세 때 양부모의 집을 나왔다. 파트타임 일을 3개씩 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교통사고가 나서 복숭아뼈가 부러지고, 48시간 혼수상태에 빠지는 고통도 겪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그는 고통을 견디며 단단해졌다. 

그가 더 강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중국계 남편 스코트 리-팍씨가 있었다. 김씨는 20세 무렵부터 리-팍씨와 교제, 8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두 번째 양부모와도 다시 연락이 됐다. 

남편의 조언으로 새로운 공부도 시작했다. 세네카 칼리지에서 법무사 과정을 전공했고, 2년 과정을 1년 만에 졸업하는 성과도 거뒀다. 졸업 후 법무사로 근무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그는 2008년부터 법률회사를 운영하며 부동산 양도 전문 법무사로 일하며 7명의 변호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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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캐나다 입양 당시 김한숙씨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김씨는 "나는 누굴까, 어디서 왔을까, 나 자신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불신하고 원망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항상 친부모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한 그의 노력은 사실 오래 전부터였다. 그는 19년 전 본보와 가진 인터뷰(2000년 2월21일자 A1면)를 통해 부모를 찾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입양아의 친부모 찾기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는 "한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고 한국서 찍었다는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친부모를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던 그에게 작은 희망이 생겼다. 캐나다한인양자회에 어린시절의 사진 등 자료를 전달했고, 김만홍 이사장은 자료를 살피다 구석에 한문으로 작게 표시된 '全州(전주)'라는 부분을 찾아냈다. 그의 출신지를 찾고, 부모 찾기에도 시동이 걸렸다. 

김씨는 양자회 측과 함께 입양아를 담당하는 한국 홀트아동복지회에 도움을 요청한 후 희망을 품었다. 

지난 16일 양자회 설날행사에서 본보와 만난 김씨는 "양자회 모임을 통해 나도 한인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며 "양자회의 도움을 받아 친부모를 찾기 위해 올해 여름 한국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입양 후 처음 가보는 한국이다. 

그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만약 친부모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약해지지 않을 것이고, 한국 방문 후 나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모를 찾기 위해, 그리고 한국이라는 뿌리를 알기 위해 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인회관에서 한국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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