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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Blackhole M87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30 Apr 2019 06:11 PM
이론적 존재를 시각적 현실로 증명 5천5백만 광년 밖, 직경 4백억 킬로미터 한국학자들도 참여 공헌한듯 세계 2백 여 학자들이 힘 합쳐 지구상 8개 x-ray 망원경 동원
일반적으로 알려진 블랙홀은 빛까지도 빨아들여 아무것도 그로부터 탈출할 수 없는 파괴적인 존재 정도다. 그렇다고 전문 물리학자가 그 이상을 알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예측 불가능한 어려운 문제를 블랙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구중력을 벗어나려면 초속 12킬로의속도가 요하지만 블랙홀의 중력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초속 30만 킬로로 모든 빛을 빨아들인다.
블랙홀 개념이 처음 나온 것은 1백여년 전 1916년 아인슈타인이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은 직선으로 가는 빛을 굴절시키고 이에따라 시간도 늦어진다’는 일반상대성 원리를 발표 하면서였다. 다시 말해 우주에서 빛이 태어나면서 동시에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빛과 시간은 동일한 존재로 빛의 속도가 변하면 시간도 변한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빛(전자파장 포함)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시간 자체가 없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이론은 1930년까지 단지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즉 ‘블랙홀’로 치부됐다. 블랙홀이란 개념을 처음 접한 아인슈타인도 “블랙홀은 있을 수 없는 존재”라고 부정했다.
그후 1935년 영국에서 천문학을 공부한 인도인 찬드라세카르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죽을 때는 더이상 빛을 발산하지 못하고 그 크기가 지구 만하게 줄어들지만 중력은 오히려 증가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식까지 제시했다. 이것이 ‘백색왜성(白色矮星White Dwarf)’이다. 이 항성은 부피는 줄었지만 끌어당기는 중력이 대단히 커서 거기서는 각설탕( 1cm입방) 하나의 무게가 무려 100킬로그램이나 된다고 찬드라는 발표,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 할 수 있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 천체망원경으로는 이 왜성을 찾을 수 없었다. 우주 탄생이 138억 년 전이고 동시에 수많는 별들이 태어났으며 별의 수명이 약 100억 년이기 때문에 별의 시체라고 할 수 있는 왜성이 많이 발견됐어야 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따라서 그의 이론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1939년 이것이 처음 발견되어 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후 계속 발견돼 지금은 은하계 안에서 9천 개의 왜성을 찾았다. 그러면 별의 종말은 이것으로 끝나고 마는가?
아니다. 왜성은 그렇게 수축이 되어도 헬리움과 탄소원자로 구성되었으나 점점 더 중력이 커져서 원자까지 소멸되면 그것이 바로 블랙홀이라고 추측하기 시작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1968년 원자들이 다부서지고 중성자라는 소립자로만 구성된 중성자 별이 발견됐다. 이 중성자 별의 직경은 불과 4킬로로 태양 같은 항성의 직경 1백만 킬로가 수축된 것이다. 하지만 끌어당기는 중력은 상상할 수 없이 커서 1cm입방의 각설탕 무게가 무려 5조톤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백색왜성과 중성자 별이 발견되자 그때까지 블랙홀에 회의적이던 물리학자들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옛날 역사에 보면 ‘밤 하늘에 대낮같은 섬광이 있었다’는 기록들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초신성(Super Nova) 폭발이란 사실이 20세기말서부터 증명됐다. 이는 중성자별이 폭발하는 현상이다. 이것이 바깥 쪽으로 폭파하면 제2 세대 별이 태어나지만 안쪽으로 폭발하면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없어진다. 사라진 자리 주변에는 개스나 별들이 계속 무엇에 끌려 요동을 치고 있다. 학자들은 이곳을 블랙홀 자리로 결론을 내린다.
20세기말 가스 구름을 뚫고 내부를 관찰하는 엑스레이X-Ray 천체망원경이 나오자 블랙홀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찬드라 박사 이름을 붙인 찬드라망원경(Chandra Telescope)을 대기권 밖에 띄워 관찰해보니 거의 모든 은하수(Galaxy)중앙에는 태양계 만한 블랙홀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그러나 블랙홀에서 나온 빛이 없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최근 전세계 과학자들은 힘을 합쳐 약 5천5백만 광년 떨어진 버고(Virgo)은하수 집단에서 M87(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이라 이름붙은 은하수의 블랙홀에서 약간의 빛이 굽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문제는 굽어진 빛의 량이 너무 적어 사진으로는 찍어도 블랙홀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에따라 연구원들은 지난 2년간 남극과 칠레, 스페인 등에 설치된 8개의 엑스레이 천체망원경으로 약 4만장 이상의 영상을 찍어 컴퓨터에 저장했다.
이 사진들을 한 장에 모아 편집해 보니 직경이 400억 킬로미터나 되는 블랙홀 사진이 만들어 졌다. 처음 보는 블랙홀의 사진도 감동적이지만 천문학자들의 피나는 노력 또한 돋보인다. [이 연구에는 한국학자들도 공헌한 것으로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