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스틱

(Plastic)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21 Jun 2019

문명의 우군이면서 한편으로는 적敵 땅속에서 썩으려면 1천년 걸려


바닷물 1입방 미터에는 평균 160개의 미세 화학섬유
산호와 프랭크톤 죽이고 물고기들 오염시켜 
인간은 이들을 잡아먹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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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공의 특성을 이용한 게임으로 이미 16세기서부터 영국귀족 층이 즐겼다. 그땐 돌같이 단단하면서 서로 부딪쳐도 깨지지 않는 물질은 상아뼈 밖에 없었다. 영국은 아프리카에 식민지가 많아 상아 공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당구는 19세기 말에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성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당구공의 공급이었다. 제조자들이 수요를 충당할 수 없자 영국은 당구공의 미국수출을 금지했다. 위기에 처한 미국 업소들은 상아와 같은 질의 공을 만드는 사람에게 1만 불 현상금을 걸었다.  

거금이었다. 대리석이나 박달나무 공까지 나왔으나 당구공으로는 모두 실격이었다. 상금은 증기기관차에서 석탄불을 지피는 노동자에게 돌아갔다. 화통에서 석탄이 타고나면 바닥에 액체가 고이고 이것이 굳어지면 떼어버리기가 힘들 정도로 단단하다는 것을 그는 눈여겨 봤다. 이 액체를 둥근 공 속에 담아 굳히니 단단한 공이 됐는데 상아공과 질적으로 같았다. 이것이 1869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프라스틱 공이었다. 

과학자들은 이 재질에 질산을 합성, 셀루로이드(Celluloid)란 반투명 필림을 만들어 사진이 출현해서 인류의 시각을 많이 바꿔 놓았다. 1907년에는 석탄에서 추출한 프라스틱으로 배이크라이트(Bakelite)라고 하는 깨지지 않는 접시를 만들어 군대나 공장에서 사기접시 대신 잘 사용했다. 또한 그것으로 어떻게 해서 섬유를 만들어 보니 장력이 뛰어나 로프나 낙하산용으로 사용했는데 1935년에는 미국의 듀폰(Dupon)사가 가는 섬유를 개발, 나이론 천을 만들었다. 나이론 천은 우선 저렴하고 색상이 뛰어나 여성의 새로운 패션으로 등장했으며 특히 나이론 여자스타킹은 세계적으로 수년간 대박을 쳤다. 

 

20세기 중반 과학이 발전하자 석유를 연료로만 쓰지않고 그 속에서 100여가지 이상의 물질을 추출했다. 여기서 여러 제품이 나왔다. 그중에는 아크릴과 포리에스터라는 가는 섬유도 있었다. 아크릴사로는 스웨터를, 포리에스터는 양복과 숙녀복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었다. 현재 합성섬유로 만든 의류는 지구 전 생산의 70%를 차지한다. 더 나아가 아크릴에 수분을 흡수하는 물질을 섞어서 만든 솜은 자기 무게보다 200배 이상의 물을 빨아 드렸다. 물은 압력을 가해도 배어 나오지 않았다. 유아용 기저귀는 이렇게 등장했다.  

이같이 프라스틱은 지난 100여년 동안 전산업에 확산됐고 천연고무는 PVC 인조고무로 대치되고 상수도 쇠파이프는 프라스틱 파이프로 대신했다. 이뿐 만 아니라 수많은 소비제품, 음료수에서부터 포장지까지 프라스틱을 사용 하다 보니 인류는 석유제품에 중독되고 말았다. 지금은 기저귀를 옛날의 무명천으로 바꿀 수 없고 수많은 운동화를 다시 비싸고 무거운 생고무로 회귀 시킬 수는 없다. 문제는 한번 만들어진 석유제품은 땅속에서 썩는데 보통 1천년 이상 걸린다는 점. 인류가 이런 공해물질을 반세기동안 무제한으로 소비하다 보니 지구의 육지는 물론 바닷속까지 이들로 오염됐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태평양은 20세기 중반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였으나 지금은 아시아에서 밀려온 프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한반도 면적의 10배가 되는 200만 평방 킬로미터의 바다가 오염됐다. 대부분의 프라스틱 쓰레기는 물속으로 가라앉아 산호나 물고기들의 양식 프랭크톤을 고사시킨다. 바닷물 자체도 화학섬유로 오염됐음이 최근 밝혀졌다. 자연 섬유인 마, 면, 양모, 생사는 조개나 물고기가 먹을 경우 별탈없이 소화되지만 화학섬유에서 나온 미세 섬유는 썩지 않고 떠돌아 물고기가 먹는다.

합성섬유 옷 한 벌을 세탁하면 20만개 이상 미세섬유가 빠져나가 바닷물 1입방 미터에는 평균 160개의 미세 화학섬유가 들어있다. 물고기는 이 물과 함께 미세먼지를 같이 마시고 먼지는 물고기 살속으로 스며든다. 인간은 이 같이 오염된 물고기를 먹으니 미세먼지를 함께 먹는 것이다. 물고기가 서식하는 바닷속 산호나 프랭크톤은 이 때문에 점점 죽어간다.    

 인류에게 엄청난 문명의 이익을 준 프라스틱이 결국 인간에게 심각한 독이된 사실은 참 아이러닉하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한 인류는 최근 바이오 프라스틱이라 하여 밀이나 옥수수대를 이용해 쇼핑백이나 빨대를 만든다고 하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보다는 우선 프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프라스틱 낭비를 막는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문종명과학칼럼.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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