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오피니언 관리자 (opinion@koreatimes.net) --
  • 24 Jun 2019

이현수 (토론토)


‘어린 왕자’는 동화지만 어른들이 즐겨 읽으므로 성인용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동화의 화자(narrator)는 여섯 살 때에 왕뱀이 코끼리를 통째로 삼킨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어른들은 왕뱀의 뱃속에 코끼리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그 때 그는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은 사고 방식이 편협하고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화가의 꿈을 접고 비행사가 된 화자는 세계의 여러 곳을 비행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자기가 여섯 살 적에 가졌던 어른에 대한 생각은 변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말이 통하는 대화 상대를 찾지 못해 혼자서 외롭게 지내다가 6년 전에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겪었던 일에 대한 회상이 동화의 주 내용이다.
첫 날밤 모래 위에서 자고 있는데 새벽에 누가 작은 목소리로 ‘양의 그림을 그려 주세요’라고 하는 말을 듣고 잠에서 깨어난다. 놀란 눈으로 살펴 보니 그의 앞에 아주 조그만 아이가 서 있다. 그가 양의 그림을 그려 줄 때마다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라고 하여 그는 종이에 상자를 그리고 나서 양이 그 상자 안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이는 상상력을 통해 상자 안의 양을 보고 자기가 원하던 그림이라며 좋아한다. 


화자는 이 아이를 어린 왕자라고 부른다. 그는 어린 왕자가 아주 작은 소행성 B-612에서 왔다고 믿는다. 대화를 통해서 그는 어린 왕자가 살았던 소행성에 대해서 뿐 아니라 지구로의 여행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어린 왕자는 소행성에 있는 3개의 화산을 청소한 후 그동안 돌보던 장미꽃 한 송이와 작별하고 여섯 개의 소행성들을 거쳐서 지구에 왔다고 한다.
어린 왕자는 첫번째로 방문한 소행성에서 신하도 백성도 없는데 군림하려는 왕을 만난다. 두번째 소행성에서는 자만에 빠져 있는 사람을, 세번째 소행성에서는 늘 만취 상태에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 이를 잊으려고 술을 마시고 있다는 술고래를, 네번째 소행성에서는 실질적 소득이 없는 일에 매달려 있는 사업가를, 다섯번째 소행성에서는 가로등을 켜고 끄느라 바쁜 관리인을, 여섯번째 소행성에서는 세계 지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면서 지리학자라고 자칭하는 남자를 만난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어린 왕자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지리학자의 제안을 받아 들여 어린 왕자는 지구로 여행한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사람이 아무데도 없어 놀란다. 엉뚱한 행성에 잘못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한 마리의 뱀이 나타난다. 어린 왕자가 여기가 어디이냐고 묻자 뱀은 아프리카의 사막이라고 대답한다. 뱀은 어린 왕자가 고향으로 돌아 가고 싶을 때가 오면 자기가 도와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 왕자는 한참 걸어 장미 정원에 도달한다. 소행성 B-162에 있는 장미는 자기는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꽃이라고 자랑 했는데 이 정원에 장미가 5천 송이나 있다. 어린 왕자는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장미가 흔한 꽃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실망한다.
한 마리의 여우가 나타나자 어린 왕자가 같이 놀자고 하지만 여우는 자기를 길들여서 둘 사이에 끈끈한 인연이 맺어져야 한다고 답한다. 여우를 길들여 친구로 만들고 나서야 어린 왕자는 소행성에 두고 온 장미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 그가 물을 주고 바람막이를 세워 주고 밤에 유리 뚜껑을 덮어 주며 돌봐 주었기에 그 장미는 세상에 있는 수많은 장미와 달리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우는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마음으로 보아야 올바르게 볼 수 있다고 어린 왕자에게 알려준다.
어린 왕자가 자기의 소행성으로 돌아 가려고 일년전에 착륙했던 곳으로 간다. 뱀이 나타나 어린 왕자를 물자 그는 모래 위에 쓰러진다. 다음 날 화자가 가 보니 어린 왕자의 시체가 사라지고 없다. 그는 어린 왕자가 그의 소행성으로 돌아간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동화의 화자는 엔진을 수리하여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 6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어린 왕자가 살고 있을 소행성에 대해 갖가지 상념에서 잠긴다. 
‘어린 왕자(Le Petit Prince; 영역본 제목은 The Little Prince)’는 프랑스 출신 비행사이며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 Exupery)의 대표작이다. 1943년에 발표된 이 동화는 300여개의 언어와 방언으로 번역되었고 2억부 이상이 팔린 세계적 베스트 셀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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