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쌤의 캐나다 학교 엿보기(10)

What do you see?(무엇을 보시나요)



  • 유지수 (edit1@koreatimes.net) --
  • 10 Jul 2019

일부 차별경험 확대 해석해선 안돼


'The Very Hungry Caterpillar'로 유명한 에릭 칼(Eric Carle)이라는 작가가 있다. 그의 책 중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는 유치원 교사들이 교실에서 여러 번 읽어 주는 책이다. 

"곰아 넌 무엇을 보니?"라는 질문에 "I see a red bird looking at me(날 보고 있는 빨간 새를 봐)"라고 답하고 "Red Bird, Red Bird, What do you see?"하고 새에게 물으면 "I see a yellow duck looking at me(날 보고 있는 노란 오리를 봐)"하며 계속 질문이 이어지는 책이다.

 

몇 년 전 어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싸움이 붙었다. 런던에 온 지 두 달쯤 된 이민자 아이와 그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까지 놀린 남자아이 다섯 명이 교장실로 불려 가서 경고를 받고 정학을 먹은 사건이었는데 지역신문에도 기사가 실렸다. 왕따를 당한 그 아이의 엄마는 소수민족(Visual Minority)이라 차별받는다는 설움에 자국으로 돌아갈 마음까지 먹었고, 캐네디언들을 무척 원망했다. 그런데 동료 교사들 얘기를 들어보니 정작 경고를 먹은 그 아이들은 어릴 때 콜롬비아, 이란, 러시아 등에서 온 이민자들이었다. 결국 이민자가 이민자를 왕따시켰던 것인데 사건의 소문은 ‘케네디언들도 인종차별을 많이 하더라’로 회자되었던 것이다. 이럴 때 아시아계 사람들은 참 억울하다. 우리는 눈 찢어지고 코 납작해서 금방 이민자인 것이 표가 나는데 쟤네들은 같은 이민자면서 다 'Canadian'으로만 보인다. 에릭 칼의 동화 속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 검은 염소인지 초록색 개구리인지 확실한데 왜 현실에서는 노란 오리인지 하얀 개인지 그리도 구분이 안 되는 것일까?   
사실 캐나다는 이민자들의 사회다. 15세기 말 영국 국왕 헨리의 명을 받은 존 캐봇(John Cabot)이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프랑스,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사는 나라다. 그러니 진정한 캐네디언은 사실상 우리와 외모가 비슷한 이누잇 같은 원주민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남의 나라 땅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캐나다 생활을 힘들어하시는 한인들이 많다. 매일 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하며 사는 분들도 자주 만난다. 그럴 때는 한국에서 티칭을 하고 돌아온 캐네디언 강사가 학원에서 받았던 불이익을 한국 전체의 정서인 것처럼 이야기할 때만큼이나 안타깝다. 아름답고 훌륭한 한국 문화가 욕심 많은 학원장 몇몇 사람 때문에 가려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What do you see?(무엇을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겪은 일부 경험들을 캐나다 전체가 그렇다고 객관화시키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어쩌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매일매일 똑같은 틀 안에 넣어 놓고 “너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왜 내 기대만큼 변하지 않는 거니?”라며 상처 주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What Do I See?"

 

킴쌤_김정현.jpg

온주 런던 탬즈밸리

교육청 교사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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