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그날을 생각하며...



  • 오피니언 관리자 (opinion@koreatimes.net) --
  • 19 Jul 2019

문우일 (토론토) 매니토바대 지구물리 명예교수


인류 역사상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지구가 떠들썩하다. 신문, 잡지와 TV는 1969년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의 달 착륙을 회고하고,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여러 나라들은 장래 어떤 달·우주 탐사 계획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뉴스와 기사들로 지면이 다채롭다. 고고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것이 약 250만 년 전이라고 하니, 인류가 살아온 행성을 벗어나 우주로 향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그 긴 세월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을 보고 꿈을 꾸고, 시(詩)를 쓰고, 노래를 불렀던가.


나는 대학원 과정을 시작하기 전 여름, 학생시절, 온타리오의 서북부 벨(Bell) 호숫가에서 서머잡을 하면서 학비의 일부를 벌었다. 1969년 7월16일 달 탐사선(아폴로 11)이 미국 플로리다주 캐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다는 뉴스를 라디오에서 들었고 4일 후(20일) 낮에는 학생들과 지구 중력(重力)과 자력(磁力)탐사를 하고 텐트로 돌아왔다. 곧 조그만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닐 암스트롱이 탄 착륙선 이글(Eagle)이 마이클 콜린스(Michael Collins)가 조종하는 사령선  컬럼비아(Columbia)를 떠나 하강했고 그가 드디어 달에 착륙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인류역사의 획을 긋는 의미심장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치고 껑충껑충 뛰었다. 달 착륙 약 6시간 반 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자 암스트롱은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내고 걸으면서 지진(地震)측정기, 레이저 반사경 등 과학실험 장치들을 설치했다. 인류 역사상 첫 현지 실험이었다. 우리는 열광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지구의 위성 달을 좀 물리적으로 보면 달의 표면은 우선 인간이 숨쉬는 공기가 없는 진공상태다. 또 크기가 지구보다 휠씬 작기 때문에 표면에서의 중력 가속도는 지구의 16.7%밖에 안된다. 즉 달에서 물체의 무게를 재면 지구에서 쟀던 무게의 약 16.7%에 불과하다. 또한 달 표면은 지구와 같이 대기권과 자기권(magnetosphere)의 보호가 없기 때문에 강력한 방사선(cosmic radiation) 위험이 높다. 그뿐 아니라 태양빛이 닿는 지점의 표면 온도는 127℃까지 오른다. 사람이 그대로 타 죽을 만하다. 해가 지면 온도는 섭씨 영하 173도까지 내려간다. 어디를 봐도 달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황량한 극한 환경이다. 달의 극지에서는 얼은 물(얼음)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호수나 바다 풍경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부르고 들어 온 동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 . . ‘ 속에 나오는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혹은 이백)은 술에 취해 하늘에 떠있는 달을 잡겠다고 따라 가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무척 황량한 달이지만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성공 이후 달 탐사를 중단했다가 2024년 이를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못지않게 우주개발에 관심을 쏟는 중국은 10년 안에 달의 남극 근처에 연구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두 개의 달 착륙선과 표면을 조사하는 로버(rover)를 가졌으며 이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미국이 구상하는 게이트웨이(Gateway)는 서비스 우주선을 달의 높은 궤도에 올려 놓고 지구와 사이의 중간 정거장 겸 임시 물자 저장소, 탐사 기구 조립장, 단기 연구소 등으로 사용한다. 이  플랜에는 캐나다도 적극 참여한다. 


달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은 황홀하다. 여름 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서 바라보면, 또 눈 덮인 대평원의 지평선 위로 솟아 오르는 달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지구는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가졌다. 인류역사를 뒤돌아보면,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탐험심은 그칠 줄 몰랐다. 인간은 새 대륙, 새로운 환경, 획기적 발명을 계속 연구, 추구해 왔다. 
반세기 전 달에 착륙했던 닐 암스트롱, 달의 중간 휴게소를 계획하는 미국과학자들, 이에 지지 않고 달 탐사에 열을 올리는 중국 과학자들에게 달의 극한 환경은 위험과 도전 그 자체다. 그런데 인간은 왜 우주에 도전하느라고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가? 아마도 동요처럼 계수나무가 박혔다 믿음 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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