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의 하우스 이야기
325. 투자용 임대주택의 문제점과 해결책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koreatimes.net) --
- 27 Nov 2019
돈 욕심에 불법쪽방 만들면 안돼 화재 가능성 높아 위험천만 적발시 문제해결 쉽지 않아
투자용 임대주택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띄게 불법 개조와 불법 운영이 만연되고 있었다. 집주인의 대부분은 불법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이웃이 하고 있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라는 태도인데 이번 기회에 어떤 문제가 있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첫 번째, 불법개조 시 화재 위험에 100% 노출된다. 토론토의 임대수익률이 집값 대비 고작 3% 내외이기에 더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 추가로 방 만들기에 뛰어든다. 층간을 분리해서 1층과 2층을 2유닛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노스욕, 마캄, 리치먼드힐에서는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실제 사례는 지하를 위층과 분리하여 따로 임대해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많이 선택하게 된다. 보통 지하에 욕실과 방을 꾸미는데 1만5천~2만 달러가 들어가고 지하 임대에서 월 1천~1,500달러의 추가 수익이 나와 1년만 임대해도 본전을 뽑는다. 모기지 갚기가 빠듯한 현실에 누구라도 하고 싶지만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지하에 방과 욕실을 꾸미는 도면을 시에 제출했을 때 부엌의 스토브가 들어가면 지하 임대 아파트임을 알고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위층과의 소음을 줄이기 위한 방음 차단층을 만들고 그 위에 석고보드를 부착해야 하고 화재 방지 문과 석고보드를 부착해야 한다. 또한 난방로 연통에 화재 차단을 설치하는 등 추가 공사비가 2만 달러 정도 더 든다. 화재경보기와 비상구 확보는 필수 중 필수다. 몇년 전 화재로 세입자가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 최근 그 집주인에게 130만 달러의 배상 책임을 물게 한 기사를 명심하길 바란다.
해결책으로는 투자용 집을 고를 때 어설프게 지하 아파트를 꾸며놓은 집을 구입해서 나중에 낭패를 보기보다 차라리 지하가 꾸며지지 않은 집을 구입해 시의 규정에 맞게 꾸미는 것이 길게 보면 돈이 더 적게 들게 된다. 지하에 구조 콘크리트벽이 노출돼 있어야 홈인스펙션 시 문제점을 찾기도 쉽고 향후 지하 침수 문제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모든 규정을 맞추어 놓아야 세입자에게도 떳떳하게 주인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겠다.
소방관이 사람을 구해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로 지하 창문을 바꿔 비상구 역할을 하도록 해야 된다.
두 번째, 불법 운영 시 이웃의 신고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노스욕의 불법 개조된 임대주택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었다. 지하를 불법 개조하여 방을 8개나 만들고 방마다 임대하는 속칭 '루밍(rooming)'을 하고 있으며 방에는 창문도 없고 부엌에는 스토브도 없이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토론토시는 다운타운의 일부 지역 이외에 몇 지역만 루밍을 허용하고 그것도 시의 웹사이트에 올려놔 200여 곳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노스욕엔 의외로 루밍이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 불법 운영이다. 예전에는 너도 나도 다하고 있으니 큰 문제 없이 잘 운영되어 왔으나 요즘엔 이웃 주민의 신고가 들어와 시나 소방당국의 인스펙션이 자주 나온다. 이때 불법 개조나 불법 운영이 적발되면 시정 명령서(work order)를 받는데 한 번 적발되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불법 개조한 집은 화재예방 규정에 맞게 집을 다시 고쳐야 하고 심지어는 스프링클러까지 설치하라고 요구한다. 어마어마한 집수리 비용도 문제지만 이 시정 명령서가 집의 등기권까지 기록이 되어 시정 명령을 없애지 않는 한 집을 팔지도, 새로운 모지기를 받을 수도 없는 최악의 상태를 맞는다. 해결책으로는 절대 불법 운영을 하지 말도록 하고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유닛 분리를 하려면 허용이 되는 다운타운의 집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토론토 대학가 근처, 캐비지타운, 댄포스 남쪽, 하이파크 등 예전의 토론토 동네에서는 1층과 2층을 2유닛으로 나누고 지하를 3번째 유닛으로 만들어 전기미터도 3개, 우편함도 3개씩 따로 설치하여 투자 수익률을 최대로 가져갈 수 있다. 보통 3개 유닛으로 분리하면 투자 수익률을 4%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종합적으로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면 리스크가 올라간다. 그 이유는 높은 투자수익을 위해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않고 최대한의 세입자를 받게 된다면 그만큼 집의 관리가 힘들어고 화재 위험도 높아질 것이다. 그 모든 위험은 고스란히 집주인이 감수해야 하니 수익률이 높은 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토론토 각 지역의 주택사용 용도, 평균 임대 수익률과 향후 상승률을 잘 따져서 불법 운영과 개조는 피하고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어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현명한 장기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