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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암컷의 목을 물은 수컷의 입에 있다.
Alligatorlizard 악어도마뱀의 교미의식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Oct 23 2020 04:08 PM
악어도마뱀들이 사랑의 목물기를 하고 있다. 수컷은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암컷의 머리를 입 안에 문다. 그동안 몇 번 오르가즘을 느낀다.
▲ 암컷의 머리를 입에 움켜쥐는 ‘메이트 홀딩(Mate-holding)’
지난해 LA 거주 케이티 골딘은 집 주변을 걷다가 두 마리 도마뱀이 길 가운데서 엉켜있는 것을 보았다. 조각돌 같은 얼룩이 온 몸에 있고 길이가 1피트쯤 되는 수컷은 조금 작은 암컷의 머리를 부드럽게 입 안에 넣고 있었다.
‘크리에이처 피쳐Creature Feature’라는 팟캐스트의 진행자 골딘은 “암도마뱀은 황홀감으로 무아지경에 빠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기괴한 생식전략이 가득한 세상에서도 ‘남부악어도마뱀’은 그 중에서도 특이하다. 골딘이 발견한 이 쌍은 수컷이 한 번에 몇 시간 또는 심지어 며칠 동안 암컷의 머리를 입에 움켜쥐는 “메이트 홀딩(Mate-holding)”, 즉 성교 중인 것이다.
▲ 파충류의 ‘사랑의 샌드위치(Reptilian love sandwich)’
도마뱀들은 길에서나 아파트 뜰, 집의 뒷마당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교미한다. 그들이 왜 이런 방식으로 새끼를 번식시키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 과학적 정설도 없다. 아직 연구부족이다.
골딘은 이 행복한 커플을 본 후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에 사진을 보냈다. 박물관은 2015년부터 매년 교미관계 중인 사진이나 동영상을 일반인에게 요청했었다. 도마뱀들은 LA 지역에서 많이 산다.
지난 5년간 박물관은 짝 짓는 도마뱀 500마리 사진을 수집했다. 박물관은 이들과 비슷한 사촌인 ‘북부악어도마뱀’ 88마리가 짝짓는 케이스도 수집했다. 박물관 측은 시민들이 코로나 기간을 맞아 도마뱀 파파라치(사진찍기) 역할을 즐긴다”면서 “시민들의 방문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수집된 데이터들은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관찰된 커플링의 약 7%는 실제로 세 마리가 교미 중이었다. 수컷 두 마리가 암컷 한 마리를 동시에 물거나 어떤 경우에는 수컷이 다른 암컷을 물었는데 다른 수컷이 암컷을 문 수컷을 물었다. 바로 파충류의 ‘사랑의 샌드위치(Reptilian love sandwich)’다.
짝짓기 기간은 매년 약 1주일 지속되는데 습한 해에는 짝짓기가 증가한다는 정도는 밝혀졌다.
도마뱀들이 잡아먹히거나 자동차가 다니는 위험한 곳에서도 왜 이런 방식으로 짝짓기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수컷은 다른 숫놈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의 파트너를 독차지하는 것인지, 아니면 암컷은 수컷의 힘을 평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들은 이런 상태에서 여러 번 성적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오래 붙어있는 것이다.
파충류와 달리 보통의 척추동물 근육은 그렇게 오랫동안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들의 괴이한 짝짓기 행동은 동물의 왕국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종류의 근육 섬유에 의해 뒷받침된다. 이들의 턱 근육은 오래 물수록 점점 더 강했다. 턱 힘을 그래프로 그렸을 때 그것은 계단 같은 선을 형성했고, 마지막에는 더 강해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됐다.
과학에 공헌한 골딘의 3마리 도마뱀의 ‘성의 향연’은 결국 허둥지둥 사라지는 것으로 끝났다. “그들은 서로를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세발로 뛰는 기괴한 경주를 보였다. 자기들만의 은밀한 곳을 찾아가기를 바랬다” 고 그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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