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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분노 급격히 확산
"끔찍하다" "경찰 뭐했나" 질책 이어져
- 조 욱 (press1@koreatimes.net) --
- 06 Jan 2021 04:23 PM
16개월 된 입양아가 양부모의 아동학대로 처참히 살해된 '정인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한국은 물론 해외 동포사회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생후 8일째 홀트아동복지회에 위탁돼 8개월간 위탁모의 사랑을 받고 자란 정인이는 2020년 2월 초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안모·장모씨 부부 둘째 딸로 입양됐다. 양모에게 8개월 동안 충격적인 아동학대를 당한 정인이는 '대장 파열, 췌장 절단, 팔·가슴 포함 10여군데 골절' 등의 부상으로 끝내 사망했다.
온라인에선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시작돼 류현진·배지현 부부가 참여하는 등 추모가 급격히 확산 중이고, '양부모에 대한 엄벌 촉구와 양천서장 파면 등' 정인이사건 관련 청와대 온라인 청원만 10건에 육박, 수십만 명이 동의했다.
본 한국일보에도 정인이 사건을 제보하는 이메일이 이어졌다.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평범한 두아이의 엄마라는 제보자는 "작년 10월13일 한국서 일어난 최악의 영아고문학대 살인사건인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미국 엄마들과 함께 언론에 제보한다"며 "북미지역 동포로서 더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인 양모 장모씨가 미국 델라웨어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유학파 출신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벼운 형량을 받아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언론에서 가진 영향력으로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가여운 영혼을 위로해주고, 아동학대가 근절되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을 접한 토론토 한인들은 '정인이에 가해진 아동학대가 너무 끔찍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임승우 양자회 회장은 "정인이 사건은 여기 입양아 가정들도 굉장히 안타까워 한다. 3번이나 학대의심 신고가 됐는데도 경찰의 조치가 없었던 것도 큰 문제"라며 "캐나다에선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과 아동복지단체가 발벗고 나서 미미한 정황만 발견돼도 바로 부모와 격리시킨다. 다수의 한인 입양가정이 아이의 몽고반점 때문에 폭행 자국으로 의심받아 난처한 경우가 있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인이 사건은 한국의 입양부모가 '입양아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부족해서 발생한 측면도 있다. 양부모의 친딸에겐 아무런 학대가 없었던 것도 그 이유"라며 "그래서 양자회는 입양아에 대한 존중과 자존감 형성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한인 아이를 입양한 캐네디언들은 혈연과 관계없이 입양아를 친자녀처럼 대한다"고 전했다.
토론토 북부에 사는 이지혜씨는 "기사 제목만 봐도 손이 떨리고 피가 솟구친다"며 "사건을 접하고 '정인이 블루' 우울증에 걸려 일상생활조차 어렵다. 가해자가 기독교인이라는 것도 속상하다. 한국정부는 아동학대에 대해 중형을 내려 범죄자들이 이 땅에서 편안하게 살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