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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거지교회' 맡아 9년 봉직
고 김정규 목사 장례식 28일
- 조 욱 (press1@koreatimes.net) --
- 25 Jan 2021 04:21 PM
야쿠자에게 "교회 지어달라" 요구도
코로나가족 김명진씨가 한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남편 김정규 목사의 '종교에 대한 열정과 헌신적인 삶'을 회상했다.
김씨는 25일 "개별적으로 저희 가족에 도움을 주신 분들도 20여분이 계신다"며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다. 남편은 정말 진실되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전한 고 김정규 목사의 일본 목회활동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미국 유학준비가 한창이던 1995년 경, 김 목사는 후쿠오카 인근, 한인들이 적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목회자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체없이 오지로 향했다.
아내 김씨는 "예배당 없이 집에서 한인 5명과 같이 예배를 드리다가 7년 만에 돈 한푼 없이 기적처럼 교회를 건립했다"며 "김 목사는 일본 야쿠자를 무작정 찾아가 기증받은 땅에 교회를 지어주면 매달 갚겠다고 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지만, 그 두목이 '순수한 신앙'에 반해 남편 말만 믿고 교회를 지어줬다"고 전했다.
3년 뒤 한국에서 IMF가 터져 그 시골마을에 한국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김 목사는 교회출석과 관계없이 200여 가정에게 이민초기 통역 등 도움을 주며 발벗고 나섰다. 갖은 고생을 하며 시골에 예배당을 짓고 교회를 안정시킨 김 목사는 동경의 '거지들이 모이는 교회'가 폐쇄위기란 소식을 듣자 이전교회를 그대로 물려주고 곧바로 동경으로 향했다.
동경 거지교회의 예배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헌금이 전무했고 예배당을 찾는 노숙자들은 하나같이 거칠고 공격적이었다. 이전에 부임한 수많은 목사들이 두 달을 못견디고 도망칠 정도. '지옥같은 예배공간'을 물려받은 그는 9년 동안 목회를 하며 교회를 안정화시키는 또다른 기적을 일궜다.
"예배가 힘들지 않냐"는 아내 질문에 김 목사는 항상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있냐"며 싱글벙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김 목사를 '싱글벙글 목사님'으로 기억하는 이유다.
아내 김씨는 "8년 전 캐나다로 건너올 때도 우리는 무일푼이었다"며 "우리부부의 노후생활과 자녀 교육을 위해 토론토에 왔지만, 남편은 생계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배달 일을 계속했다. 평생 변변한 식사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고생만 하다 떠난 남편"이라고 통곡했다.
김 목사의 장례식은 오는 28일 채플릿지 장의사에서 가족·지인들 10명만 참석, 간소하게 진행한다. 고인의 시신은 화장된다.
한편 김씨 가족들은 앞으로의 삶이 걱정이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김씨는 기력회복이 필요해 몇 달 동안 일을 나갈 수 없다. 그 사이 월세(2,800달러)를 계속 내야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어렵게 정부 지원금은 신청했지만 턱없이 모자란다.
하지만 아내 김씨는 힘을 내 '한인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본보에 보냈다.
"많은 분들이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이 하루빨리 일어나도록 앞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모금 현황(25일 현재)
노문선 2,000
김계순 700
이충희 500
김재기 300
초보농장 300
H. Kim 200
양지수·이순임 200
이청일 100
김영현 100
1985550 ONTARIO 100
이정관 100
이광호 100
장계순 100
김흥순 50
이명진 50
과일 등 물품지원: 최윤희, 최인석, 임윤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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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계 $ 4,600
누 계 $ 8,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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