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바셀리에프

▲ 마리 바셀리에프의 초상화/모딜리아니 작

마리 바셀리에프는 러시아 스몰렌스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마리에게 의학공부를장려했지만 그의 타고난 재능은 미술이었다. 결국 1903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에서 미술공부로 방향을 전환했고, 1905년에는 예술의 수도인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2년 후 23세의 바셀리에프는 러시아 황실 후원으로 파리에 가서 몽파르나스에 자리를 잡았다. 러시아 신문사의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국립 에꼴드보자르에 등록하고 앙리 마티스에게서도 미술지도를 받았다. 

1908년에는 몽파르나스에 ‘러시아 아카데미’를 설립했으나 이듬해에 ‘바실리에프 아카데미’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학교는 매우 자유로운 교육방식으로 운영되었다.

▲ Lovers/1950

▲ Portrait de Didier Cottoni et sa chienne Toucka/1947

1912년에는 몽파르나스에 자신의 아틀리에를 열었다. 그곳에는 음악가 에릭 사티, 앙리 마티스, 니나 햄네트, 모딜리아니, 조각가 오십 자드킨, 러시아 출신 화가인 올가 사샤로프, 입체파 후안 그리스, 표현주의 화가 수틴 등이 저녁이면 들려서 대화를 나누며 동시대 예술가들을 결합시켜주는 장소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틀리에 벽에는 마르크 샤갈과 모딜리아니, 피카소와 페르낭 레제의 작품이 걸리고, 한 구석 즈음에는 자드킨의 조각품이 놓였다.

그의 아틀리에는 점점 널리 알려져서 입체파의 선두주자인 레제가 2번이나 그곳에서 현대미술 강의를 했다. 그러나 가장 기억할 만 한 것은 바셀리에프가 1차 대전 전후에 운영했던 카페다. 그는 프랑스 적십자사에 간호사로 자원봉사를 했고 파리의 많은 예술가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음을 보았다. 그래서 배고픈 예술가들에게 식사와 와인을 제공해주는 식당을 열었다. 

카페는 그런 소중한 식사 서비스도 제공했지만 전쟁 중에 예술가들의 인기있는 모임장소가 되었다. 전쟁 중에는 정부통금이 시행되어 파리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모두 일찍 문을 닫을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카페는 개인클럽으로 허가를 받았으므로 통금시간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카페는 붐비고 밤에는 음악과 춤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 피에타/과슈화

▲ 브라크의 디너/드로잉

1917년 1월, 1차 대전 중 부상을 입고 제대한 조르주 브라크를 위해 바셀리에프는 카페에서 만찬파티를 계획했다. 평소 모딜리아니가 술을 마시고 자주 소란을 일으키므로 마리는 모딜리아니를 파티에 초대하지 않았다.

그 모임의 소문이 곧 모딜리아니에 전해졌고, 초대받지 못한 술에 취한 모딜리아니가 나타나서 싸움을 벌였다. 난투가 이어지자 권총이 등장하고, 바실리에프는 모딜리아니를 아래층으로 밀어내고 피카소와 마누엘 오티즈가 문을 잠갔다. 이 사건으로 바셀리에프는 그날 저녁을 묘사하는 유명한 그림을 탄생시켰다.

이곳에서는 늘 전시회, 컨퍼런스, 문학 및 음악의 밤을 개최하고 전설적인 파티가 열렸다. 

바셀리에프는 세잔느에게 영감을 받아 입체파 스타일의 작품에 몰두했다. 1920년대부터 그의 작품은 둥근 형태와 부드러운 색상을 가진 일종의 원시주의로 발전했다. 그 당시 그는 루복아트 Loubok Art (러시아 중세 대중미술)에 심취하여 어린 시절의 주제를 선호하며 다작을 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큐비즘을 지향하며,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댄서뿐만 아니라 친구 장 콕토, 피카소, 마티스의 초상화다. 또한 무대예술과 디자인, 장식용 가구와 인형작품도 바실리에프가 관심을 쏟은 분야다. 오늘날에도 그의 카페 쿠폴 La Coupole의 기둥을 위해 1927년에 만든 장식 패널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동시대 작가들의 명성이나 높은 가격은 아니었지만 오늘날에는 전 세계 박물관과 개인소장품으로 남아있다.

예술가이자 그들의 친구인 마리 바셀리에프는 몽파르나스의 위대한 창작가였고, 그곳의 필수적인 존재였다. 런던과 이탈리아에서 두루 전시회를 열고 활동하다가, 1957년 5월 14일 프랑스의 Nogent-sur-Marne에 있는 노인 예술가들의 집에서 사망했다.

1998년 바셀리에프의 오래된 스튜디오에 몽파르나스 뮤지엄을 개관했다가 2015년에 폐관했다.    
  

정리/주간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