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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하던 성탄연휴, 그러나 올해는...
대부분 집에서 "조용히" 보낼 계획
- 원미숙 (edit1@koreatimes.net) --
- 21 Dec 2021 01:12 PM
이번 성탄연휴엔 대부분 "조용히 지내겠다"고 말한다. 조용히 지내겠다는 것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의미일까.
설렘 가득해야 할 성탄연휴지만, 코로나 확진자 급증 등 걱정스러운 상황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다. 가족과의 모임조차 조심스럽고 잠깐의 나들이나 쇼핑도 꺼려지는 시기에 동포들은 어떤 연휴계획을 세웠을지.
성인장애인공동체 유홍선 사무장은 15년 만에 계획했던 한국방문을 취소해 마음이 무겁다. 그는 “오는 24일 출발해 3주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오려고 항공권을 샀다가 오미크론 확산과 자가격리 지침 변경으로 취소했다. 양가 부모님 건강이 나빠져 15년 만에 어렵게 세운 계획인데 포기하게 돼 몹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연휴기간 모임 대신 어린 딸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영화를 즐기며 '집콕'할 생각이다. 성탄쇼핑도 사람 많은 쇼핑몰은 부담스러워 온라인으로 대신하는 중이다.
KEB하나은행 김영준 행장은 연휴기간 동안 가급적 약속을 잡지 않을 계획이다. “한국에 있는 자녀가 군복무 중인데다가 한국도 상황이 안 좋고 여기도 어수선하다보니 즐거운 이벤트를 고민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하다”면서 “이번 연휴에는 그리운 고국의 가족들과 영상통화도 하고, 책도 읽고, 내년 사업 계획도 구상하면서 조용히 집에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육군전우회 유태근 회장은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매년 이맘 때 양로원을 찾아가 봉사했다. “이번 연휴 때 양로원 조경공사 봉사를 할 계획이었는데 오미크론 때문에 미룰 수밖에 없다”며 “아쉽지만 올해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청춘핫도그'를 운영하는 배혜진·박성호씨는 “올해는 주고객인 학생들이 귀향하지 않고 숙소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아 연휴 때도 가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귀향하지 않는 종업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나누기로 했다. 7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이들 부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어린 아기를 데리고 밖에 나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 크리스마스 쇼핑, 지인과의 만남을 대부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니스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임유국씨 역시 '일하는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가게는 25일 하루만 닫을 계획이고 성탄절 당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스키장을 찾을 계획. 그는 "돌파감염이 늘고 있는데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도 실내 문화생활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아이들이 아쉬워하니 비교적 안전한 야외 레크리에이션 시설 중 스키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타와 알곤퀸칼리지 동아시아지역 매니저 이희경씨는 소소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어린 자녀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지만 안전이 우려돼 취소했다. 대신 토론토에 사는 가족과 모여 음식을 함께 나누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크게 붐비지 않는다면, 눈썰매나 스케이트 정도의 야외활동은 고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