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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나도 모르는 모기지가...
아시아계 남성, 신분증 위조 500만 불 대출
- 원미숙 기자 (edit1@koreatimes.net)
- Dec 24 2021 11:41 AM
한인모기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다
자신의 집에 주인이 모르는 모기지가 걸려 있다면?
경찰은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남의 집을 담보로 500만 달러의 프라이빗 모기지 대출을 받은 아시아계 남성을 23일 수배했다.
루카스로 불리는 이 남성은 짧고 검은 머리, 마른 체격을 지닌 25~30세로 국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월 토론토의 부동산전문 변호사회사를 찾아다니며 집주인 대신 자신의 사진을 넣은 위조 신분증으로 프라이빗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
캐나다의 프라이빗 모기지(Private Mortgage)는 은행에서 받는 대출은 아니지만, 신용조회 등 유사한 절차를 통해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빠르고 손쉽게 자금을 빌리는 형태이며 한국의 ‘사채’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라임트리 파이낸셜'의 문경화씨는 “은행을 통해서 이런 대출을 시도했다면 랜더 측에서 재직 중인 직장에 확인하고 월급을 받은 입금내역 등을 살펴보았을 것”이라면서 “프라이빗 모기지는 소득보다 물건의 담보 가치를 중시해서 국세청의 NOA(Notice of Assessment)를 통해 체납세금이 있는지, 명의자가 집 주인이 맞는지, 크레딧 리포트 등을 검토한다. 혐의자가 위조서류로 사기를 쳤다면 대출검사상 헛점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기지서비스 이정길 미시사가지점장은 치밀한 계획 하에 벌어지는 이러한 사기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건 정황상 보유 주택에 모기지가 없고, 신분증이나 SIN넘버 등 개인정보 접근이 용이한 지인의 집을 사기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프라이빗 대출이 소득 부분을 덜 보는 것은 사실이지만, 5만 달러 이상 금액일 경우 양쪽에서 변호사를 써서 체크를 하는 등 은행보다 오히려 더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신분을 위조하고 가짜 회사까지 설립해 대출을 신청할 정도로 대담한 사람이라면 은행이든 프라이빗이든 서류상의 미비점을 걸러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이런 사기로부터 보호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신분증, 신SIN 넘버 등 개인정보 유출 주의”를 첫 번째로 꼽았다.
퍼스트모기지의 한수지 대표는 “자신도 모르는 대출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변호사나 유료사이트를 통한 '타이틀 서치'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 예방책이 아니다”라면서 “프라이빗 모기지 기록은 크레딧 리포트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리포트에 자신도 모르는 회사가 자신의 신용을 조회한 기록이 있다면 의심하고 추가조사를 해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길씨는 “에퀴팩스 등 신용정보회사에는 누군가 자신의 신용을 조회하려고 할 때 문자나 이메일로 바로 연락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자신의 허락 없이 신용상태가 제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이므로 경비가 들더라도 이용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헌팅턴크로스모기지 유상준씨는 주택구입 때 변호사를 통해 가입하는 ‘타이틀 인슈어런스(주택명의에 대한 보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명의보험은 구입한 부동산에 어떤 미파악 유치권이 붙어있는지는 물론 명의사기로 인한 피해, 공공기록의 오류까지 커버해준다"면서 "재산보호를 위해 반드시 가입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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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숙 기자 (edit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