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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춘문예 시조 입선
'정원 대보름달' 최문애숙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an 11 2022 04:30 PM
정월 대보름달
한 밤 중 소리없이 깊은 잠 깨우는 이
성에 낀 창문가에 시리 듯 환한 미소
앙상한 백향나무 가지 위 쟁반같이 걸린 달
맵싸한 새벽 공기 금강석 박힌 하늘
달무리 형형색색 후광 쓴 고운 여신
휘영청 정월 대보름 달 우주 가득 채운다
최문애숙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안녕교회 목사, 토론토대, 빅토리아대, 임마누엘신학대학원(M. Div) 출신. 작곡가 및 지휘자.
소감
한인문인협회로부터 ‘정월 대보름달’이 시조 입선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나는 마음 속 깊이 흐르는 샘물의 시상들을 그대로 글로 퍼올렸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2년 전, 노인들을 위한 글쓰기반을 시작하며 조상의 멋, 얼과 운율이 녹아 있는 시조를 써서 가곡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쓴 시조를 읽고 잘 썼다는 강사의 칭찬에, 나는 주제가 떠오르면, 밤을 새워 반년 안에 60편 이상의 시조를 썼다. 그러나 한국을 떠나온지 50년 이상이 되어서인지 언어선택과 표현의 한계를 느끼곤했다.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은 지도를 부탁드린다.
심사평(심사위원 김훈)
'정월 대보름달'을 쓰신 분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시조의 틀에 맞추어 노래하고 있다. 즉흥적 시조풍을 보아 입선으로 뽑았다.
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전체 댓글
happyretired ( scha7**@hotmail.com )
Jan, 12, 06:28 PM한국을 떠나온지 오래된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마음에 닿는 글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고국을 가기가 힘든 상황에 이시조를 읽으니 나도 모르게
향수에 젖게 되네요.
Gideon ( gideon30**@gmail.com )
Jan, 14, 04:23 AM잘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시조는 쉽지 않을텐데 그것도 한국을 떠나신지 50년 넘었는데도 가슴에 와 닿는 멋있는 시조로 입선되셨다니 이 나이에 참 대단하신 일입니다. 정월대보름달을 올려다볼 때마다 사무치는 고국의 향수와 그리움, 그리고 우주에 가득찬 기가 캐나다 한인사회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듬뿍 채워지는 느낌입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real-realdo ( realdo3**@gmail.com )
Jan, 15, 07:55 PM"마음의 여백" 공간에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내 누이는 팔순 가까워서 시조인에 입문했으니
홍시처럼 잘 익어 떫지 않고
쓰디쓴 피란길 고난의 역사를 거친 연륜으로
농밀하게 숙성해 피와 눈물 섞어 조제한 단약이
시고 떫고 단맛으로 떮은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긴 기도보다 익숙한 설교보다 더 강한 계시로
짧고 날카롭게 묵은 마음의 때를 눅여 내어
전혀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내 능력까지 깨우치는
MIRATIVITY 의외성으로 화들짝
놀랍게 다가오게 할 것입니다.
시조의 미래 패션까지 내놓기를 고대해 봅니다.
- 동생 최참도 (사회복지법인 우성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