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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춘문예 번역시 입선
나희덕의 '그 복숭아 곁으로'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14 Jan 2022 02:10 PM
한영번역 이소정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희덕)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 꽃과 분홍 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 꽃과 분홍 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번역시 입선
Near By That Peach Tree
(한영번역 이소정)
For some reason,
I did not want to get close to that peach tree
that has so many layers of emotions
I assumed
that tree with white and pink blossoms
has shade which no one can sit
and only passed that tree from far far away
I realized by looking at that tree from a far
that it has thousands of hues
between layers of white and pink flowers
It was shining and gleaming so I knew
That tree with so many blossoms wanting to bloom,
it would have been lonely because so
but it wouldn’t have realized
It took forever to read those layers
By the time the scattered petals reached far
I peacefully listened under the shade of that resting peach tree,
to the sound of dusk
이소정
2006년 이민. 토론토대학 석사. 치과의사.
소감:
한국 시 번역은 시아버님의 권유로 시작해 2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의
번역시를 너그러이 봐주시고 상을 주신 한인문인협회 심사위원과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심사위원(김훈)
여러 시인들의 시들 중 다섯편을 번역하였다. ‘신년시’와 ‘그 복숭아 나무 곁으로’는 비교적 긴 시로 역자의 노고가 눈에 띈다.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의 양으로 보아 다섯편을 번역한 것 자체가 적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자도 ‘그 복숭아 나무 곁으로’를 이 분에게 보여드리고 평을 받고 싶은 심정이다. 만약에 신춘문예에 두 번 출품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다음해 출품하시면 그때 입선을 보장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며 그의 노력을 사 ‘입선’으로 추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