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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살에 그림작가 되다
박옥진 할머니, 이야기 그림책 발간
- 박정은 (edit1@koreatimes.net) --
- 20 Jan 2022 04:07 PM
"가족과 이웃에게 주는 작은 선물"
“내 그림책이 ‘소박’이 아니고 ‘대박’이라니 좋다. 증손주들에게 내 그림을 남기자고 시작했는데 나 자신과 이웃을 위로하는 작은 선물이 되었다”
온타리오주 코버그Cobourg에 거주하는 박옥진(91·사진) 할머니는 90세가 넘도록 미술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1977년 파라과이로 이민,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1988년 캐나다로 이민한 박 여사는 2019년 토론토 한인장로교회 '늘푸른시니어대학'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유독 감탄이 잦았다.
“처음엔 그림을 30장만 그려보라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렸다. 그후 다시 30장을 더 요청받았다. 그림책을 출간하자는 것이었다. 난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림에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붙어있어 읽는 즐거움도 있다. 박 여사는 손주, 증손주들에게 남겨주면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권유에 마음을 고쳐먹고 그림을 한장 한장 보탰다.
2020년 이들을 모아 교회의 ‘늘푸른시니어대학’에서 맡아서 출판했다. 그림책을 출간하는데 든 총 비용은 1,500달러 정도이다. 인세는 선교비로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림책이 발간되자 정작 놀란 건 같이 사는 아들 내외였다. 장남 임상빈씨는 파라과이 이민 당시 캐나다에서 하루를 경유하며 프린스호텔에서 바라본 1977년 1월의 겨울 야경이 기억에 남았다. 그는 가족에게 한국처럼 눈을 볼 수 있는 캐나다로 다시 보따리를 싸자고 권유했다.
“어머니는 바느질 솜씨, 요리솜씨가 원체 좋았는데 그림솜씨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고 상빈씨는 웃으며 말했다.
박 할머니의 그림에는 창작품도 있지만 컵이나 손수건 등에 그려진 그림을 카피한 작품도 있다. 평소 관찰력이 뛰어난 할머니는 요즘도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이틀에 한 개 꼴로 작품을 완성한다.
할머니는 석 달 전 무릎 관절수술을 받았다. 의사가 현재 복용약을 묻길래 하나도 없다고 대답,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그림처럼 건강상태 역시 최상이다. 건강비결은 적게 먹는 것과 활달한 성격이라고.
할머니와 같은 요크밀스 한인교회 교인은 “그분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많은 교인들이 좋아하고 따른다”면서 “딸같이 살가운 아들과 효부 며느리가 할머니를 위한다면서 멀리 코버그로 이사갔다. 집 안에 층계를 오르내리는 계단리프트가 있어 할머니는 집안에서 불편없이 지낸다”고 전했다.
한편, '늘푸른시니어대학'의 한 관계자는 “할머니의 책 출간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체 댓글
Common Sense ( qjohn**@live.ca )
Jan, 21, 12:46 AM참으로 멋지신 어르신 이십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앞으로 많은 작품 남기시기를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