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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결항에 휴대폰으로 작별 고하다
아버지 생명 분초를 다투는데
- 김명규 (lawrence@koreatimes.net) --
- 21 Jun 2022 11:45 AM
캘거리 자매 피어슨공항서 발묶여 에어캐나다 불친절, 무관심에 “이런 항공 다시는 안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집으로 찾아가서 마지막으로 뵈려던 남매가 지난주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을 경유하는 에어캐나다 항공편이 결항돼 전화로 작별을 고했다.
앨리슨 화이트와 남동생 랜디의 일정은 16일 캘거리에서 토론토에 도착, 즉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노바스코샤주 시드니로 갈 여정이었다.
70대 초반의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으면서 남매가 도착하기를 고대하며 보조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다.
화이트는 토론토 도착 1시간 전 시드니행 항공편이 취소되고 다음 편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 저녁 떠난다는 통고를 받고 기가 찼다.
피어슨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화이트는 급히 에어캐나다 직원에게 사태가 급하다고 호소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는 다음날 항공편을 재예약한 후 다시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는 항공사의 고객서비스를 전화로 연결하려고 애썼지만 전화통에 불이 났는지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인내심으로 버티면서 전화걸기를 계속하자 마침내 서비스데스크와 연결됐다. 설상가상이었다. 시드니행 편이 이미 다른 여행객들로 꽉 찼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 중 많은 승객은 화이트처럼 예정된 항공편이 취소됐던 사람들이었다.
사원은 그 비행기의 4천 달러짜리 비즈니스 클래스만 남았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작별을 고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나는 고객서비스 앞에 줄을 선 채 휴대폰으로 아빠와 연결돼 작별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줄을 선 주위사람들에게 다소 부끄러웠다"고 화이트는 울면서 말했다.
에어캐나다는 이에 대해 "토론토 피어슨에서의 난리통에 연결되는 항공편이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들은 화이트의 특별한 상황에 대해 "항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로 인한 결항에 대해 보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상받을 생각일랑 아예 말라는 의미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호텔 같은 숙박시설도 제공하지 않고 식사비로 40달러를 주었다. 우리가 접촉하고 대화한 항공사 사원들은 모두 '모르겠다'는 대답 뿐이었다."
한편 그들의 수하물은 화물벨트를 통해 청사로 수송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행 내내 옷을 갈아입을 수 없었다. 그들이 음식부스에 가려고 탑승장에 들어가려 하자 보안요원들은 그들의 비행기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입장할 수 없다고 막았다.
관계가 있는 친척이 다음날 오전 7시50분 핼리팩스행 좌석을 예약해 주었다. 아버지가 있는 곳은 차로 5시간 거리이지만 이것마저 놓칠 수 없었다. 이들은 다음날 아침 지긋지긋한 피어슨을 이륙, 핼리팩스로 향했다. 공항에서 차를 빌려 시드니 병원으로 달렸다.
"우리가 도착하고 나서 아버지는 한 시간 후 호흡기를 제거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대화가 불가능했다.”
"우리를 도와주세요. 한시바삐 집에 가야해요. 아버지가 곧 운명하셔요. 하소연했으나 사람들은 어떻게 도와줄 수 없다는 거예요.”
화이트는 에어캐나다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저는 토론토 피어슨공항이나, 무엇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앞으로 에어캐나다는 사절합니다. 그들은 동정심도, 열의도, 품위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