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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달구지에 가족의 ‘장래’를 싣고 

신복실(토론토)


Updated -- Jun 23 2022 01:35 PM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un 23 2022 07:55 AM


소달구지.jpg

1951년 1월 초, 언니와 형부가 친정집에 나들이 왔다. 
어머님이 저녁 준비를 하시던 중이었는데 고등학생이던 큰오빠가 헐레벌떡 집에 들어와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피난을 간다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 믿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큰오빠에게 떠나지 말라고 달랬다. 그러나 큰오빠는 “일주일 후면 돌아온다”면서 문밖을 나섰다. 어머니는 만일의 경우 우리도 모두 떠나게 된다면 서울에서 만나자고 큰오빠에게 당부했다. 그때가 오후 5시쯤이었다.

 

북에서 내려오는 피난민들이 줄을 이었고 이어 폭탄 터지는 소리가 요란스러웠다. 중공군 100만 명이 인해전술로 공격해서 국군과 연합군이 후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4 후퇴였다. 우리 가족은 3시간 후 서둘러 피난길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아무 준비없이 사리원(황해도) 기차정거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미 가는 길은 피난민으로 가득찼고 정거장은 인산인해였다. 언니 부부는 아비규환 속에서 다행히 기차에 올랐다. 그러나 아버님은 “지금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집에 가서 식량과 필수품들을 챙겨 떠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아버지는 소달구지를 사오셨다. 다음날 아침 달구지에 짐을 싣고 집을 나서려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남아서 집을 지키겠다”는 것이 아닌가. 
10살짜리 막내인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아버지가 안가면 나도 안가겠다”면서 울음으로 데모를 했다. 데모 효과가 있어서 아버님은 마음을 돌리셨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던가.  
어언간 황해도 사리원집을 떠난 지 70여 년이 지났다. 그때 아버지와 헤어졌다면 우리는 그 긴 세월을  아버님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살았을 것이다. 
북으로부터 자유를 향해 남쪽으로 향하는 피난민 대열은 끝이 없었다. 매섭게 추운 어느 날 아침 우리 가족의 소달구지는 드디어 임진강에 도착했다. 중공군은 뒤에서 따라오고 하늘에서는 ‘쌕쌕이’ 미군 전투기 소리가 요란했으나 사지에서 살아난 것 같았다. 자유를 위해 남쪽으로 건너가려는 피난민들로 북적거렸다. 강은 얼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밟았기 때문에 살얼음판 같았다. 피난민들은 한 줄로 간격을 두고 서서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건넜다. 어머니는 어린 손자를 등에 업었기 때문에 더욱 위험했고 나는 어머니 뒤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얼음판을 걸었다. 아이들과 우리의 전재산을 실은 귀중한 소달구지는 강물이 얕은 곳으로 한참 찾아 내려가서 강을 무사하게 건넜다. 정말 운이 좋았다. 
우리 뒤를 따라오던 어른이 얼음 속에 빠졌다. 그를 건지려다가 다른 어른도 얼음속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이때 형부와 이모부가 짐을 묶은 새끼줄을 잽싸게 풀어서 그들에게 던졌다. 새끼줄을 잡은 그들은 얼음구멍에서 기어오르는데 성공했다. 옷이 몸에 얼어붙었으나 가족들 도움으로 생명을 건졌다. 보람된 선행을 했으나 당시는 누구도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강을 건너 남쪽에 도착했다.  
피난민 대열에 끼여 온종일 걷다가 해가 지면 아무 빈 집이나 찾아들어가서 하룻밤을 잤다. 모두가 피곤에 지쳐 깊이 잠들었으나 나는 밤이 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온종일 걸으면서 거리에서 본 인민군 시체가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깊이 잠든 어머니를 꼬집어서 깨우기도 했다. 서울시민도 피난 가느라고 북새통이므로 서울을 지나 충청북도 서정리에 도착했을 때 남북 정전협상의 시작 소식을 듣고 서울로 돌아가려 했다. 전쟁이 끝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방향을 돌려 북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어느 날 수원시 외곽에 있는 으슥한 절간 부근을 지나야 했다. 거기엔 군인들 시체가 켜켜이 겹쳐서 쌓였다. 그날 밤 나는 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피난하는 소식이 충격적이고 슬프다. 남자들은 아내와 아이들을 기차에 태워 보내면서 작별을 고하는 장면을 보면 눈시울이 뜨겁다. 70년 전 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저리다. 그럴 때면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UN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다시 솟구친다.  그래서 나는 초청받지 않아도 캐나다 참전용사들을 위한 보훈행사에 꼭 참석한다. 그리고 기도한다. 처참한 전쟁을 없애 달라고.  

(알림) 잊혀지는 6.25 한국전, 경험담을 써서 역사를 남깁시다. 글과 함께 관련사진 또는 본인 사진도 환영. 현 거주지 기재. 보내실 곳: public@koreatimes.net 

 

2신복실.jpg

신복실(토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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