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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이발이나 페인트칠은 기본이죠”
이민자들 자급자족·안분지족의 삶
- 박정은 (edit1@koreatimes.net) --
- 05 Jul 2022 01:45 PM
백야드에 수영장도 척척 만들고 막걸리도 초밥도 내 맛대로 만들어
캐나다에서 손이 가는 일은 무조건 비싸다. 서민 음식인 소주와 막걸리, 순대도 본국과 비교하면 비싸다.
이발비용은 20~30달러, 360ml 진로 참이슬 한 병은 주류판매점LCBO에선 10달러 선, 음식점에선 15~20달러다.
노스욕에 거주하다가 런던 근교로 이주한 헤럴드 박씨는 소일거리 삼아 요즘 막걸리를 만든다. 오븐에 와트수가 높은 전구를 바꿔달아 알맞은 온도와 빛을 쐬어주며 요거트나 누룩을 숙성시킨다.
박씨는 단양주와 이양주를 나눠 만들기도 한다. 술을 빚는 횟수에 따라 막걸리는 한 번 빚는 단양주(單釀酒)와 두 번 빚는 이양주(二釀酒), 세 번 빚는 삼양주(三釀酒)로 분류된다.
박씨는 “만드는 사람의 기분 상태에 따라 막걸리 향이 달라진다”며 “얼마 전 이웃에게 선물했더니 사과향이 난다고 굉장히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런던 거주 제니 장(42)씨와 카일 정(42)씨 부부는 2주 정도 수영장 공사(사진)를 직접 진행했다. 현재 바닥 베이스가 완성됐다. 매립형은 시청 허가를 받아야 해서 지면 위로 공사했다. 총 비용은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수영장이 1천 달러, 베이스 바닥 공사에 1천 달러 정도가 들었다.
주로 부부가 작업하고 시멘트 작업은 지인이 도왔다. 우선 잔디를 떠내 터를 잡고 나무틀을 놓고 자갈과 모래를 깔았다.
시멘트 수평작업이 제일 힘들었다는 장씨는 “남편이 새벽 6시 출근이라 매일 5시에 기상하고 퇴근 후엔 또 수영장 작업을 하니 과로로 쓰러질까 염려됐다”며 “6·7학년인 오빠들과 나이 차이가 나는 4살 막내를 위해 여러 놀이공간을 준비 중인데 완성 후 아이들이 즐거워할 생각에 전혀 고생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수영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농구장 바닥도 시멘트로 작업할 예정이다.
또 가족이 많아 외식보다는 집밥을 즐긴다는 장씨는 “아이들이 롤을 좋아해 미시사가 한국마트로 한 번 씩 장을 보러 가면 초밥 재료를 잔뜩 사와서 초밥과 롤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노스욕에 거주하는 티나씨는 자녀와 남편 이발은 물론 본인 머리도 셀프로 깎는다. 셀프염색은 당연히 기본이다.
티나씨는 “캐나다에 와서 첫 이발 후 썩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비싸기도 해서 그 다음부터는 직접 내 머리를 잘랐다”면서 “남에 대한 신경이 적은 나라여서 머리가 들쑥날쑥 비뚤어도 깨끗하기만 하면 내 멋대로 가꾼다”고 밝혔다.
인건비가 비싼 캐나다에서 손재주가 좋은 한국인들은 셀프로 자동차 정비도 한다. 배터리나 엔진오일 교체는 '식은 죽 먹기'라고.
심지어는 산후조리 개념이 없는 나라여서 산모가 직접 셀프로 산후조리까지 한다.
주말에 소파와 한몸이 됐던 한국남자들이 이민 와서는 페인트칠, 지하실 공사까지 척척 해내는 핸디맨으로 변신하는 것이야말로 인건비가 비싼 캐나다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외식비 비싸고 팁에 세금까지 붙는 캐나다에서 손만두 빚고 감자탕 끓이기는 기본, 내 머리까지 자를 수 있는 가위손으로 변모하는 여자들의 변신도 멋있다. 이런 일들이 재밌고 보람 있으며 경비도 줄이지만 무엇보다 건전한 정신과 육체를 만든다는 점에서 해볼만하다고 경험자들은 추천한다.
전체 댓글
honeybee ( luckyplant**@hotmail.com )
Jul, 05, 06:21 PM한국음식점에서 식사후에 팁을 언제까지 줘야하는지요 ? 카나다정부에서 시급을 모두가 동일하게 묶어놧기에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시급이 똑갇은것으로 알고잇읍니다. 옛날에는 시급이 식당종업원들은 현저하게 낮고 팁이 잇어야 생활이 되엇지만 요즘은 차별없이 균일 시급이라고 하는데 맞는건지요 ? 며칠전에 어느 일식집에서 식사후에 팁을 안받는 식당도 잇어서 놀랏읍니다. 아시는 분은 추후 댓글로 확인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