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스포츠
가을밤에 울려 퍼진 멜로디의 향연
한인합창단 교민들에게 큰 봉사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Nov 01 2022 03:35 PM
서이삭 지휘, 김영건 피아노 연주 탁월
‘새야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녹두꽃이…’ 몇 년 만에 듣는 우리민요 파랑새인가.
코로나로 막혔던 멜로디가 29일 밤 3년만에 시원하게 터졌다. 조금 과장하면 얼어붙은 가슴속 응어리가 풀렸다.
서이삭씨가 지휘하는 한인합창단은 그동안 공연은 하지 못했으나 그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 (왼쪽) 지난 29일 요크민스터파크교회에서 열린 한인합창단 공연에서 스페인계 소프라노 리모레 트웨나씨가 한국어로 민요를 부르고 있다. (가운데) 피아니스트 김영건씨가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서이삭씨가 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날 지휘자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 김영건씨가 연주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Choral Fantasy)’ 솔로 부분은 감격과 환희, 희망을 고요한 열정으로 뿜어내는 귀한 연주였다.
피아니스트 출신 서씨의 드라마틱한 지휘는 청중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이번 연주는 그의 한인사회 첫 지휘 데뷔여서 의의가 더 깊다.
소프라노 솔로이스트로 초청된 스페인계 리모레 트웨나는 한인합창단과 함께 우리말 가사로 민요를 불렀다. 한 음악계 인사는 우리의 한恨을 외국인이 표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청중 중에는 “비한인 음악가의 한국민요 독창은 아주 고무적이다. 비록 발음이나 정서적인 감정표현에 어색한 점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 음악을 연주하는 비한인이 많아진다는 것은 바로 한류의 선교활동이 아니겠냐”고 피력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무엘 최와 스텔라 송의 연주도 탁월했다. 이들이 연주한 곡들도 청중들을 사로잡는데 손색이 없었다.
남녀 합창단원들은 가곡 ‘고향의 봄’으로 막을 열면서 자진모리(민요의 장단 중 비교적 빠른 템포) 변주곡, 한강수타령, 밀양아리랑, 바위섬, 안익태 작곡의 '한국환상곡을 주제로 한 애국가’ 연주로 전반부를 끝냈다.
후반부 합창 ‘환희’ (속편) 연주는 이곳 캐네디언 관현악단과 독창자들이 대거 합세, 베토벤 합창곡의 정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김영건 교수가 피아노 솔로를 담당한 부분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피바디 콘서버토리 출신 김씨는 토론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퀸스와 토론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주회는 무료입장으로 개최되었다. 장소사용료 등 큰 비용은 토론토총영사관(총영사 김득환)의 요청으로 한국정부가 지원했다. www.koreatimes.net/문화
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