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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국(保護國)
윤치호 선집 우순소리 <12>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13 2022 08:05 PM
제12화 보호국(保護國)
삽화 Heinrich Steinhowel's collection of Aesop's
제가 제 자신 보호를 못하면서 남의 보호를 어찌 믿으리오
새 매가 며칠을 두고 비둘기장 근처를 돌아다녀도 비둘기가 한 마리도 나오지 않더라. 새 매는 웃는 얼굴로 비둘기 장 앞에 와서 비둘기를 보고 꾀이면서 하는 말이, “나도 날개와 털이 있고 그대들도 날개와 털이 있으니, 우리 조상은 필경 한 조상이오 같은 종류이며 한 마디로 말해 동포형제라. 요즘 보아하니 삵이 이 근처로 돌아다니는 게 그놈의 흉계가 발칙해보이는지라.
그대들은 천성이 양순하여 잘못하면 남의 압제를 당하기 쉬우니 나하고 보호약조를 정하자. 내가 그대들을 보호하여 그대의 종가도 존엄하게 지켜주고 그대네 집도 보전하여 여러 금수 세계에 그대의 독립과 부강을 태산같이 굳게 해줄터이니 어떠하뇨?”하고, 좋은 쌀겨를 선사하거늘, 비둘기들이 기뻐하며 새매를 장 속에 맞아들여 보호대감을 삼았더니, 그 이튿날부터 새매가 비둘기의 독립과 안녕을 유지한다고 하면서 비둘기 한 마리씩 잡아먹고 다 먹은후에는 그 비둘기 장까지 차지하더라.
윤경남의 해석
정치의 도덕성은 힘의 균형과 민주적인 제도를 따르지 않는 한, 다른 누구도 도와줄 수없음을 일깨워준다. 나 자신 혹은 국가가 먼저 화평해야, 세상과도 화평하게 되리라는 경고이다.
<윤치호일기>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의 기노시다 다까오 (木下隆男) 박사가 일본외교문서에서 검색한 바로는, 윤치호의 <우순소리> 내용이 (1) 일본통감부를 풍자한것 (2) 고종황제를 풍자한것 (3) 무능하고 부패한 조정대신을 풍자한것 (4)무지몽매한 불의에 항거하지 못하는 조선인민을 풍자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12화 <보호국 保護國>내용은 일본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통감부가 발매 금지처분을 하게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1909년5월4일자 통감부 문서10] pp 362”고, 그의 저서 <尹致昊評傳윤치호평전>에 기록했다.
윤치호의 생각
“나는 왜 일본인을 싫어하는가? 조선인의 유일한 친구라고 공언하면서도 모든 이해문제에 이곳의 일본 공사와 영사는 늘 일본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조선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일본 외교관)은 이전에 유럽인이 일본에서 했던 모든 야비한 행동을 조선에서 하고 있다. 일본인이 더 야비하고 쩨쩨할 뿐이다.” -1895년9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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