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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빛낼 한인음악가(1)
김영건 UT교수...불문학 그만두고 피아니스트 변신
- 박정은 기자 (edit1@koreatimes.net)
- Nov 22 2022 01:53 PM
토론토필하모니와의 첫 협주 못잊어 "연주·교육 둘다 중요" 재즈 즐겨듣기도
최근 한인 신예 음악가들이 맹활약 중이다.
이에 본 한국일보는 주류 음악계에 진출해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들을 널리 알리고, 꿈나무 음악가들에겐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자 기획 인터뷰 시리즈를 마련했다.
◆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김영건씨. 사진 보 황Bo Huang.
피아노는 그에게 운명이었던 걸까.
피아니스트인 김영건(42·사진) 토론토대학교 교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피아노를 접했다. 서울서 어머니와 길을 걷던 중 우연히 피아노학원 앞을 지나면서 꼭 피아노를 연주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6학년 때 피아노를 집에 들인 후 독학으로 배웠다.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다녔지만 방황의 시간이 계속됐다. 결국 서울대 중퇴 후 피아노 전공을 하게 됐다.
그 후 글렌굴드스쿨Glenn Gould School 학사, 존스홉킨스대 피바디음악원Peabody Institute of Johns Hopkins University 석사, 토론토대 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샌안토니오 국제 피아노 콩쿠르San Antonio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와 프란시스 풀랑 국제 피아노 콩쿠르Francis Poulenc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입상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올해엔 토론토대에서 수여하는 지도자상Teaching Award을 수상했다.
지난달 29일 한인합창단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그는 최근 바흐의 평균율 1, 2권을 암보(暗譜·악곡을 외는 것)했다. 기회가 되면 연주와 녹음도 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동의 무대로 지금은 고인이 된 케리 스트래튼Kerry Stratton이 이끈 토론토 필하모니아Toronto Philharmonia와의 첫 협주곡(2008년)을 연주했을 때를 꼽는다.
“브람스 1번이었는데 지금도 그 떨림이 생생하다.”
예술가로서 정체기는 없었을까.
그는 “피아노 전공을 늦은 나이에 결정하기까지가 예술가적 정체기라고 볼 수 있겠다”며 “내 의지로 선택한 길이어서 작은 부침은 있으나 큰 망설임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 위해 모든 연주자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의외로 호흡을 맞추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연습실에서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앞두면 일반적으로 혼자 연습하고, 오케스트라 파트를 피아노로 연주해 주는 사람과의 시험 연주, 지휘자와의 회의 등을 거쳐 오케스트라와 최종 리허설을 한 뒤 연주하게 된다.
현재 강단에 서는 김 교수는 “연주가와 교육자 둘 다 나에게 소중한 일”이라며 “연주를 하지 않으면 내가 음악가로서 존재할 이유가 희미해진다. 후진을 양성하면서 내가 속한 사회에서의 음악적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내 자신이 배우는 바가 크기에 교육 또한 중요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다.
평소 첫인상은 과묵해 보이지만 대화를 할 때 아주 다정다감하고 유쾌하다는 평을 받는 그는 “음악적으로는 잡식성이다. 어떤 곡이든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 음악적 성향”이라며 “가벼운 음악은 가볍게, 무거운 음악은 무겁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평소 독서와 농구, 야구 관람을 즐기는 그는 지금은 손을 보호하느라 농구를 잘 하지 못하고 시간이 날 때 혼자 코트에 가서 슛연습을 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부모님, 여동생이 있다.
바흐와 모차르트, 브람스, 풀랭크 등을 좋아하는 그는 재즈 애호가이기도 하다. 요즘 한국 대중음악이 눈부시게 발전해 가끔 들을 때마다 감탄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브람스 1, 2번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협주곡 3번을 연주할 때면 그만의 놀라운 기량, 이른바 카덴차를 선보인다. 최근에는 바흐에 푹 빠져 있다.
이처럼 연주와와 교육자로서 행보를 넓혀가고 있는 김 교수는 “연주와 교육을 양립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www.koreatimes.net/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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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기자 (edit1@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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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retired ( scha7**@hotmail.com )
Nov, 22, 07:53 PM지난달 10월29일 한인합창단 공연에서 마지막곡 베토벤 "코랄 환타지" 김영건씨의 피아노 연주는 정말 환상적 이였습니다. 보고 또 봅니다. 혹시보고 싶은분들 위하여 동영상 링크 공유 합니다. 이 동영상은 객석으로 참석하여 일반 스마트폰으로 찍은것이므로 프로 제작이 아님을 미리 양해 드립니다. https://youtu.be/7YP7MLr2sI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