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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피자 캐나다에 50여명
혐의자지만 모국서 뜨면 만사해결?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an 15 2023 09:14 AM
최순실집사·기무사령관 등 한국행 거부
한국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던 중 캐나다에 도피, 수사가 중단된 기소중지자는 최근 5년 간 50여 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은 170여 명. 이들 중 일부는 수사 개시전 수사망이 좁혀오자 한국을 떠났다.
이들은 살인·사기·마약·폭력·횡령 등 중범죄 혐의자가 다수지만 그들의 범죄혐의나 기소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한국을 일단 뜨면 영원한 도피가 된다'는 인식을 키우고 도피를 조장한다.
본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 범죄확정이 아닌 혐의 차원이나 일부는 같은 수법의 재범 가능성 때문에 교민들이나 캐나다 사회에 대한 안전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범죄혐의 등으로 한국입국을 거부하는 주요 해외도피자들을 정리했다.
'최순실 집사' 네덜란드서 송환 거부 중
대표적인 사례는 '국정농단'의 주연배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일가를 17년간 보필, '최순실 집사'로 알려진 독일 국적의 데이빗 윤(윤영식·사진 맨 오른쪽)씨다.
윤씨는 기업인으로부터 사업청탁을 받아 이를 최씨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서 해결해 주고 대가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2016년 윤 '집사'가 한모씨와 공모, 사업자로부터 착수금 명목으로 뒷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그들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이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사업지구로 지정되도록 대통령을 움직이게 해 준다고 사업가에게 약속했다. 두 사람은 약속이 이뤄지면 총 50억 원을 받기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탈리아 명품브랜드의 가짜 한국지사를 설립한 뒤 짝퉁가방을 팔아 4억8,300여만 원을 가로챈 사실도 드러났다.
한씨는 구속기소되어 2019년 4월 징역 3년 6개월 및 1억5천만원 추징이 확정됐다. 윤씨는 해외로 도피, 2019년 6월 네덜란드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현지에 남아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2심제인 네덜란드 송환재판에서 모두 패소했지만 행정소송을 제기, 시간을 끌고 있다.
앞서 침몰된 세월호 실소유주였던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는 해외서 체포된 후 '범죄인 인도 재판 및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가 약 3년 만에 본국에 송환됐다.
윤씨가 송환되면 기소중지됐던 헌인마을 관련 혐의 등 조사를 받는 것 외에도 삼성 측과 최씨 간 '경마 거래' 및 최씨 일가의 재산은닉 관계도 확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옵티머스' 전 대표, 이혁진 미국서 김치 사업
3,20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5,500억 원대 피해를 준 것으로 의심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 대표 이혁진(사진 맨 왼쪽)씨도 해외체류 중이다. 이씨는 회사설립 초기 7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지만 수사 도중인 2018년 3월 미국으로 출국, 검찰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환매 중단사태와 관련,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이면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이씨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금융정책특보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는 대학동문이다. 이씨는 지명수배를 받는 중이지만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김치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어떻게 출국했는지? 지난 정권 인사들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한때 자진 귀국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천하지 않았다.
'계엄령 문건' 사령관 귀국의사만 밝혀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부(보안사령부·사진 왼쪽 두번째) 사령관도 미국으로 도피 후 모국을 등졌다. 조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집회에 대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9월 전역 후 석 달 뒤 미국으로 출국했다. 계엄령 문건 작성 및 지시의 핵심으로 지목된 그가 검찰소환에 불응하자 정부는 2018년 그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지만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9월 현지 변호인을 통해 " 귀국해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귀국 절차 및 시기는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희대의 '기업사냥꾼' 홍석종, 여전히 배후조종 의심
무자본 인수합병(M&A) 및 시세 조종, 횡령·배임, 유가증권 위조 등 20건 이상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해외도피한 ‘기업사냥꾼’ 홍석종씨도 행방이 묘연하다. 홍씨는 2010년부터 수사선상에 올라 2014년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저녁 먹고 오겠다"며 빠져나가 그 길로 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성형수술을 받고 위조여권을 만들어 중국과 동남아 일대, 이탈리아 등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국내 추종 세력들과 연결해 지속적으로 무자본 기업합병, 기업인수(M&A) 및 주가 조작 등을 배후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홍씨가 연락책을 통해 이혼한 전 부인 A씨와 자녀의 생활비와 양육비 명목으로 현금을 꾸준히 전달하고, 심지어 입국해 국내 유명 호텔에서 숙박하다 출국하는 등 국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자연 사건' 공익증언자로 나섰다 수배자 신세
'고(故) 장자연 리스트'의 유일한 증언자로 알려지면서 책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폈지만, 자서전 발간과 후원금 모금 과정에서 명예훼손·사기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한 윤지오(사진 오른쪽 두번째)씨.
2000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현재 토론토에 거주 중인 그는 한국정부에 의해 2019년 여권무효화 조치와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인터폴의 적색수배까지 내려진 상황이다.
이에 반해 윤씨는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계속 전화가 와 진술했을 뿐인데 한국의 조중동 보수언론의 마녀사냥에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증언자를 가해자로 몰아 여권말소·인터폴 수배 등 가혹하게 처분한 한국 사법당국 처사는 부당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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