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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더니 3주째 안보이네요"
노숙인 돕는 서울가톨릭복지회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an 23 2023 04:25 PM
동절기 식품·생필품 등 지급
◆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노숙인에게 나눠준 종이봉투에는 소시지, 두유, 에너지바, 삶은 계란, 빵, 귤, 핫팩, 마스크, 양말 등 생필품과 함께 진료 시설 및 세탁·목욕이 가능한 곳을 안내하는 종이가 들어 있다.
【서울】 "아프다고 하더니, 3주째 안 오시네요."
지난 9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에서 노숙인에게 지원 물품이 든 봉투를 나눠주던 허갑석(69)씨가 근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허씨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가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주 1회 하는 노숙인 지원 활동에 9년째 참여하고 있다.
낯을 익힌 노숙인이 작년 말부터 지원품을 받으러 오지 않자 혹시 이날 오는지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노숙인들에게 물건을 나눠주는 일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복지회는 겨울철 동사(凍死) 방지를 위해 노숙인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이들이 발견되면 병원에 보낼 수 있도록 노숙인과 접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노숙인 쉼터 등이 늘어나면서 동사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는 줄어들었지만, 종사자들은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치는 날은 여전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회가 노숙인에게 나눠준 종이봉투에는 소시지, 두유, 에너지바, 삶은 계란, 빵, 귤, 핫팩, 마스크, 양말 등 생필품과 함께 진료 시설 및 세탁·목욕이 가능한 곳을 안내하는 종이가 들어 있었다.
보온 백에 담아 간 찐만두도 한 팩씩 지급됐다.
찾아와서 지원품을 받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자립 가능성이 더 큰 노숙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몸이 아프거나 의욕이 없는 이들은 배포 장소까지 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가는 봉사자가 있다.
노숙인이 밤을 보내는 자리를 알아야 하고 지원품을 전달할 때 무사한지 확인도 해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봉사자들이 주로 투입된다.
지원품은 후원금으로 마련된다.
과거에는 한 번에 200명 넘는 노숙인에게 지급하기도 했지만, 인력과 예산의 한계가 있어 현재는 100∼150명 수준이라고 복지회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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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