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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청혼
윤치호 선집 우순소리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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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b 12 2023 09:32 PM
제20화 사자의 청혼
삽화 Crane Poetry Visual
산 속에 사는 사람이 일색 딸을 두었는데, 사자가 와서 청혼하거늘 감히 막지 못하고 대답하되 “대왕님같은 사위를 두었으면 오죽이나 좋겠소만 내 딸이 어리고 약하여 겁이 많으니, 대왕의 이와 발톱을 다 빼면 혼인하겠소” 하니,
사자가 그 색시를 탐내여 이와 발톱을 다 빼고 왔거늘, 신부 아비가 몽둥이로 때려 잡더라.
윤경남의 해석
사랑에 눈이 멀면 인간이나 짐승이나 다를 바가 없다.
분수 없고 판단력이 실종된 민족에게 보내는 경종이다.
윤치호의 생각
“우리 일본인 친구들은, 조선인이 일본인화 해야 한다고, 그것도 조선인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500년 동안 영국이 아일랜드인을 앵글로 색슨인화하는 데 성공했는가? 지난 300년 동안 보헤미아 전역을 점령했던 오스트리아가 체코슬로바키아 인을 오스트리아 인 화하는 데 성공했는가? 폴란드인은 러시아와 프로이센이라는 짐승 같은 열강에게 100년 이상 병합되어 있었지만, 그 뒤 러시아와 프로이센에게 가장 힘겨운 적이 되지 않았는가? 조선인은 정의. 친절한 배려. 신뢰. 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 일본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리라. 바로 그것이 최선의 동화 방책일 터이므로.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동화되는 것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불의, 억압, 야비함은 조선을 일본의 아일랜드로 만들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1920년 7월 19일.
“영국이 아일랜드에서 악정을 펴는 동안 아일랜드사람을 이해하게 되었다(反英感情). 일본은 영국이 아일랜드에서 얻은 교훈을 거울 삼아, 조선인이 아일랜드 사람처럼 되지 않도록 현명해 졌으면 좋겠다.”-1920년2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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