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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카터 연명치료 포기
전 美 대통령…"이제는 가야할 때"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Feb 19 2023 11:55 AM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다. 호스피스는 요양원에서도 나와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곳이다. 치료는 제공하지 않는다.
카터는 '가장 장수한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이미 썼다.
깊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그가 설립한 비영리 자선단체 '카터센터'는 18일 “카터 전 대통령은 남은 시간을 조지아주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손자 제이슨은 "전날 할아버지/할머니를 만났다"며 “가족들은 언제나처럼 평화로웠고, 집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트위터에 썼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발병했고, 암이 간과 뇌까지 전이됐다. 건강문제로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1924년 조지아주 농가에서 태어나 해군 장교,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조지아주 주지사를 거쳐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의 39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엔 배우자 로잘린 카터(95)와 함께 고향 목장으로 돌아가 땅콩을 기르며 소박하게 생활했다.
1980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했다. 백악관을 떠난 후 그는 더 큰 존경을 받았다. 1982년 카터센터를 만들어 인권 증진에 힘썼고, 집짓기 봉사인 ‘지미 카터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재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을 도왔다. 암 발병 이후인 2019년 테네시주 내슈빌의 집짓기 현장에 나와 못질을 하기도 했다.
1990년대 '기생충과의 전쟁'은 개발도상국 인권·보건 증진을 위해서였다. 타깃은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 북아프리카의 '기니 벌레'. 이로인한 감염 사례는 1986년 350만 건에서 2021년 14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활동이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다. 대통령 시절엔 "한국의 인권을 개선하라"며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박정희 정권을 압박했다. 1994년엔 1차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미국 특사 자격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한반도 외교에 깊게 관여했다.
미국 정치 현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태에 대해 "미국의 민주주의를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알래스카의 자연보호구역을 관통하는 도로 개통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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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