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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미, 비워야 채운다
리얼터 도나의 커뮤니티 탐방, 웰컴투(35)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26 2023 10:54 PM
‘여백의 미’ 란 무엇일까? 마땅히 채울 게 없어서 조금만 채우고 나머지는 빈 공간으로 남겨 놓고는 그걸 ‘여백의 미’라며 우기는 것이 아니다. 그림을 그릴 때 화폭을 꽉 채워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지 않고, 붓질한 부분과 남은 빈 공간의 필연적 결합을 나타내는 동양화의 기법을 ‘여백의 미’라고 한다.
스테이징에도 여백의 미가 필요하다. 캐나다의 집들은 같은 건설회사가 지은 비슷한 크기의 집이라도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집주인의 취향에 따라 각각의 색깔이 있다. 하다못해 방 한 개짜리 콘도도 플로어플랜과 향, 발코니 유무에 따라 느낌이 각기 다르다. 그리고 넓지 않은 집이라면 물건들이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실내가 좁아 보인다. 그렇기에 각각의 집들에 그 집만의 특징을 살려서 여백으로 공간 활용의 상상력을 담아내야 한다.
적절한 곳에 있어야 할 가구들이 있고, 색상과 배치의 조화 그리고 쉬어가는 여백 속에 보는 사람의 상상력이 가미될 때, 비로소 좋은 스테이징으로서 기능한다. 바이어는 그 집에 들어와 쇼잉을 하면서 이미 그 집에 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방들의 쓰임새와 친구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하고 멋진 저녁식사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는 오퍼를 넣기도 전에 이집은 벌써 ‘나만의 집’이 되어버린다.
고객의 집을 팔면서 어떻게 바이어에게 내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잘 어필하고 포장할까를 생각하고 고객과 함께 작업하는 것, 그리고 이것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 나는 참 행복하다. 그 작업을 위해서 물건을 사고 창고를 채워나가는 과정이 전혀 헛되지가 않다. 비록 전문 업체를 부르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지라도, 물건을 나르고 함께 땀을 흘리게 될지라도. 단 하나뿐인 집에 그집만의 색깔을 입히고 생기를 불어넣는 기쁨, 그리고 비우고 다시 채우는 행복. 이것이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나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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