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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오피니언

명품녀

원옥재(수필가/캐나다문협 회원)


Updated -- Jun 08 2023 10:43 AM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Jun 08 2023 10:39 AM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에서 30분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오래 기다렸다는 듯 우리 관광 버스 안에 있던 몇 명의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나는 평소에 쇼핑이 테크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물건선택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다. 더군다나 명품에 대해선 관심과 지식이 없는데다 가격마저 감당할 능력이 없으니, 당연히 쇼우 윈도우 앞에서 어슬렁댔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큰 쇼핑백을 들고 당당하게 나타난 여행동료들을 대하니 부럽고도 놀라웠다. 그런데 왜 그런지 그때부터 주눅이 들며 내 자신이 자꾸만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게 아닌가. 이 터무니 없는 감정의 실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명품에 대한 욕구 때문에 심한 열등감에 빠진 게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여행 내내 이 무시할 수 없는 감정의 늪에서 허비적거렸는데, 다행히 친우 명품녀가 떠올라 기분이 업그레이드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의 40여 년 지기 친구다. 이민 첫날 밤을 우리 집에서 보낸 깊은 인연으로 아직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인들 중에서 가장 멋진 여자인 그녀에게 내가 붙인 별명이 명품녀다. 그렇게 부른다고 명품으로만 치장했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녀 자체가 명품녀란 뜻이다. 그녀야말로 어느 모임에서든 금세 눈에 띌 만큼 헤어 스타일로부터 화장, 옷, 액세서리, 핸드백, 구두까지 완벽한 스타일의 여인이니 말이다.

한때 나도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된장녀로 그녀를 오해한 적이 있었다. 소위 된장녀란 자신의 소득이나 수준에 맞지 않게 허영심으로 명품 등 사치를 일삼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고, 능력도 없으면서 남에게 의존하여 자존감을 세우는 여자를 비하한 말이 아니던가.

그녀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갖게 된 계기는 타지에서 한달 간을 보내며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쇼핑을 좋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결코 명품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고급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지 세밀하게 상품을 체크하며, 새 아이디어를 구상하느라 오랜 시간 공을 들인다. 재봉과 수예를 잘하는 그녀는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직접 옷 수선을 할 수 있어 사이즈가 걸림돌이 되지 않고, 평범한 패션도 창의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뛰어난 센스마저 갖추고 있는 재주꾼이다.

평소에 다양한 색상의 천과 레이스와 실.. 등등도 항상 갖추고 있고, 패션에 관한 인터넷 검색이나 잡지에도 일가견이 있어 늘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독특하다. 예를 든다면, 긴 치마를 우아한 치마 바지로 바꾸거나, 단조로운 드레스에 멋진 색상의 주머니나 레이스를 붙이며, 화려한 벨트나 스카프와 장신구를 이용하여 자기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로 바꾼다. 심지어는 골프백까지 직접 뜬 레이스로 장식하여 지인들을 놀라게 만든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으로 만드는데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니, 내가 그녀를 명품녀라 불러도 결코 손색이 없는 친구다.

 

오래 전, 모피코트가 여성들에게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싫다는 나를 앞세워 동창이 경영하는 밍크가게에서 남편은 기어코 한 벌을 사줬다. 그렇게 얻은 밍크 코트는 막상 입을 기회가 없었다. 아니 나 스스로 입지 못했다. 당시 행사장에 가보면 밍크코트를 입은 여성들이 줄을 이어 그 대열에 끼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교회에서도 옷걸이에 걸지 못하고 옆자리에 끼고 예배를 보는 상황이니 마치 옷의 노예가 된 듯, 또 개성 없는 그 모습에 강한 거부감만 일어났다.

지난 30년 동안에 겨우 두서너 번을 입고 아직껏 없애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남은 지 오래다. 그래서 평범한 나는 나답게 살면 되지 구태여 다른 사람 흉내를 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음을 일깨웠다. 기실 명품이라는 것도 그 가치와 품격을 알아보고 만족감과 자부심으로 마음껏 즐길 줄 아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명품이 결코 ‘명품인생’을 보장하지 않는다. 아마도 명품인생이란 자신의 능력과 취향을 살려 꿈을 따라가는 독특한 삶으로, 나아가 이웃에게 감동과 격려와 희망을 안겨주는 삶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그런 명품인생이 유난히 부럽고, 또 질투도 난다.

 

 

picture1.jpg

 

원옥재 (hamoj@hotmail.com)/캐나다한인문인협회 회원

1973년 : 캐나다 이민

1988년 : 캐나다신춘문예 단편 입상

2000년 : <에세이 문학> 수필 등단.

수필집 : ‘낯선 땅에 꿈을 심으며’

동인집 : ‘세 여자’외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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