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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변동 일으킨 LIV골프란 무엇?
사우디가 오일머니로 PGA 명성을 인수한 것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Jun 20 2023 03:40 PM
수많은 선수들이 돈앞에 무릎, 이적 타이거 우즈 등 '의리파'는 잔류
(위) PGA와의 의리를 지켜 잔류를 표명한 타이거 우즈. (아래) 2억 달러 계약을 수락, LIV골프의 CEO가 된 필 미켈슨.
1년 전 골프계는 쪼개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PGA(프로페셔널 골프협회)투어(대회)에 반기를 든 일부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LIV골프’라는 새 리그 창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등은 "돈 앞에서 전통과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면서 LIV골프를 비난하고 가입을 거부했다. 지조파다. 이들은 PGA를 버리고 LIV로 이적한 필 미켈슨 등 유명선수들은 배신자들이므로 이들이 다시는 PGA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규정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6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PGA측은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성이 추진하는 LIV(엘아이비 또는 리브) 골프와의 합병을 선언했다.
1년간 소송전을 벌이며 다투다가 사우디의 오일머니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6,200억 달러를 가진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 인베스먼트 펀드(Public Investment Fund: PIV)'가 세계 골프계를 평정한 것이다. 역사나 전통도 돈 앞에는 무력함이 다시 입증됐다.
LIV골프는 지난해 수퍼 골프리그를 목표로 사우디가 창설했다. 총 48명의 선수가 컷오프 없이 3라운드 54홀을 도는 방식이다. 'LIV골프'에서 LIV란 로마자로 54를 뜻한다. 언뜻 판단하면 퍽 단축되고 쉬워진 경기 같다. 매력은 경기방식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상금이지만.
이 때문에 필 미켈슨과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등 미국 프로골프를 주름잡던 많은 스타들이 LIV골프로 이적했다. PGA가 LIV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해 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하자 LIV 측은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합병된 이제는 분규가 일단락됐다.
현재 LIV로 이적한 유명 선수
케빈 나(Kevin Na), 김시환, 대니 리(뉴질랜드)등 한국계 선수 외에 세르히오 가르시아(Sergio Garcia), 더스틴 존슨(Dustin Johnson), 브룩스 켑카(Brooks Koepka), 필 미켈슨(Phil Mickelson), 루이 우스투이젠(Louis Oosthuizen), 패트릭 리드(Patrick Reed), 브라이슨 디샘보(Bryson DeChambeau), 캐머런 스미스(Cameron Smith), 버바 왓슨(Bubba Watson) 등 쟁쟁한 선수들이다.
PGA 투어 잔류파
타이거 우즈(Tiger Woods), 패트릭 캔들레이(Patrick Cantlay), 제이슨 데이(Jason Day), 토니 피나우(Tony Finau), 리키 파울러(Rickie Fowler), 마쓰야마 히데키(Matsuyama Hideki), 로리 맥길로이(Rory Mcilroy), 콜린 모리카와(Collin Morikawa), 존 람(Jon Rahm), 저스틴 로즈( Justin Rose), 스코티 셰플러(Scottie Scheffler), 아담 스콧(Adam Scott), 조던 스피츠(Jordan Spieth), 저스틴 토마스(Justin Thomas).
LIV는 최근 합류한 캐머런 스미스(Cameron Smith)를 포함, 세계 랭킹 100위 내의 선수 26명을 보유했다. 그러나 아직은 PGA 투어 선수들이 LIV를 압도한다. 중동의 오일 머니는 마르지 않고 샘솟고 있기 때문이다.
팔짜 바꾸는 LIV골프와의 계약
캐머런 스미스는 최근 LIV 골프와 최소 1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는 2013년에 프로로 전향해서 현재까지 PGA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2,700만 달러였다. 그러므로 그는 이 계약으로 지난 10년간 벌어들였던 수입의 거의 4배를 받는다. 이러한 계약에 흔들리지 않을 선수는, 아니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스미스보다 LIV의 CEO로서 중심인물인 필 미켈슨은 2억 달러를 받는다. 더스틴 존슨 1억5천만, 브라이슨 디샘보는 1억 2,500만, 브룩스 켑카 1억 달러.
LIV골프의 통 큰 제안을 거절한 선수들 중에는 타이거 우즈가 있다. 그는 총 7억~8억 달러에 달하는 빅딜을 거절하고 PGA 투어를 고수한다. 일본의 대표 선수인 마쓰야마 히데키도 3억~4억 달러 계약을 거절했다. PGA 투어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 역시 1억 달러 이상의 파트너십 계약을 거절했다.
LIV와의 계약은 필 미켈슨 3년, 더스틴 존슨 4년인데 그동안에는 기존의 PGA 투어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일단 합병을 선언한 후여서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되는지 혼란스럽다.
3~4년 뒤 재계약 때는 얼마를 받을까. 만일 LIV와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 이 선수들은 어디로 갈까 등 여러 의문이 있다.
골프팬들은 유명 선수를 한 자리에서 보고 싶어한다. LIV골프의 출범은 한국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PGA 투어 선수로 임성재,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등이 있고 앞으로 더 많이 PGA에 도전할 것이다.
미국 등의 한국계 선수들을 제외하면 LIV골프의 오일 머니는 아직 한국 선수들은 유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오일 머니는 정말 마르지 않을까도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LIV골프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고 몇몇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투자 대비 수익은 미미하다.
아무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로 운영이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더 많은 중계권료나 협찬 광고가 없다면 LIV골프의 존속이 문제가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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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