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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무대
‘가장 아름다운 이별' 연극 감동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Jun 23 2023 03:23 PM
전통예술협 2차례 공연 눈물 적셔
◆연극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주인공의 투병생활이 시작되면서 가족들의 갈등이 표출됐다. 왼쪽부터 아버지 박정렬씨, 주인공 인희 정은희씨, 시어머니 이영선씨, 근덕댁 한오영씨, 큰딸 백은미씨.
드라마(1996년)와 영화(2011년)로 제작되었던 노희경 작가의 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토론토에서 연극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전통공연예술협회(KTPAC) 금국향 예술감독의 연출로 22일 토론토 페어뷰라이브러리 극장에서 오후 2시와 5시 두 차례 공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의사인 남편과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가 말기 암 판정을 받으면서 온 가족이 겪는 애절한 감정의 여정이 줄거리이다.
주인공 인희 역은 정은희(얼TV 아나운서)씨가 맡아서 열연했다. 2019년에 금국향 예술감독이 연출한 연극 ‘불효자는 웁니다’ 이후 두번째 무대에 선 정씨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연기, 관객들의 눈물샘을 충분히 자극했다. 그는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들이어서 연기에 도움이 됐다"며 "스탭들 모두의 역할이 주인공을 돋보이게 했다"고 말했다.
며느리, 엄마, 아내 또 누이로 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던 주인공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던져진 엄청난 숙제였다.
남편 역을 맡았던 박정렬씨는” 학창시절부터 연극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가 늦게나마 이곳에서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었다”며 “아내와 아들이 의사인 의사가정이어서 평소에 그들을 보면서 이번 역할에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큰딸 연수역을 맡은 백은미씨는 지난해 ‘배비장전’에서 방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인물. 현재 토론토대학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고 있는 백씨는 문예창작과 출신의 시인이자 최근 홍콩의 ‘시와 예술’ 잡지가 초청한 전시회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출품한 다재다능한 재원이다. 작은 딸 정수 역의 박춘화씨는 “실제 어머니가 한 달 전에 돌아가셨다”고 밝혀 이 공연이 더 특별하고 애틋했다고.
근덕댁 역을 맡은 한오영씨는 "이민생활 내내 남편과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렸다가 5년 전 원했던 삶을 추구하기 위해 조기 은퇴했다. 그동안 무용을 하면서 연기에도 도전해 행복한 5년을 보냈고, 다시 또 그런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연극의 시작과 중간에 비한인 소녀들의 댄스그룹이 출연하여 극에 활력을 넣기도 했다. 이들은 작은 딸 정수의 친구들로 나이트클럽에서 댄스를 즐기는 역할을 했다.
연극은 사랑과 희생, 삶의 나약함을 강렬하고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아마추어들이지만 연기면에서도 진일보, 모성애와 가족애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금 감독은 10세 때부터 발레로 춤의 뼈대를 세우고 중고시절에는 현대무용, 그리고 한국무용으로 혼을 넣은 타고난 춤꾼이다. 그에게 춤은 생존의 의미이며 종교라고. 내년에는 ‘춘향전’을 기획한다는 금씨는 “이번 공연은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인공 부부의 이별 장면.
◆무대가 막을 내린 후 출연진들이 관객의 박수에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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