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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 76%, 기후변화 우려에도 정치연계 부족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17 2023 01:59 PM
애바커스, 캐나다인 환경의식 조사
올들어 캐나다는 유례 없는 산불을 겪었고 가뭄과 홍수, 폭풍, 폭염 등 기상재난이 전국을 휩쓸었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은 전체의 75% 정도에 그쳤다. 얼마나 더 큰 재난이 닥쳐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지난 9월 주택과 기후 태스크포스(Task Force for Housing and Climate )그룹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애바커스 데이터(Abacus Data)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3%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더 커졌다고 답했고 48%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답한 사람이 큰 폭으로 늘었으나 실제 현실의 변화에 비하면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봐야 할 정도다. 물론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한 사람이 8%나 되는 현실에 절망을 느끼기도 했다.
애바커스 데이터의 또다른 조사를 살펴보자. 지난 8월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65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상당수의 캐나다인은 일상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응답자 중 81%는재활용 및 퇴비화에 참여하고, 72%는 전등 끄기, 59%는 물 사용량 줄이기, 57%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과 LED 조명을 집에 설치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많은 캐나다인이 지속 가능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나 정부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58%는 이러한 원칙을 가진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으며, 또 다른 58%는 직장에서 친환경 이니셔티브의 도입을 장려할 의향이 있고, 64%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수용하고 52%는 전기 자동차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더 적극적인 변화를 선택하는 데는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지고 있다. 응답자의 53%는 재정적 어려움이며,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50%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선택에 대한 인식 부족(30%)과 시간 제약(27%)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캐나다인의 32%가 기후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지 아닐지 불확실하다고 답했고, 31%(확실하다 16%, 어느정도 그렇다 15%)는 오히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속가능한 삶이 오히려 더 많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거나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기후 친화적인 삶이 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생각은 37%(확실하다 10%, 어느정도 그렇다 27%) 였다.
기후 친화적으로 삶을 바꾸려는 의지는 있으나 재정적 부담이 여전히 큰 것은 어느 면에서는 사실이다. 친환경 제품은 더 비싸고 전기 자동차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비싸기 때문이다. 지역 농산물이나 유기농산물보다 수입산 관행 농업 생산물이 절반가격이다. 멀쩡한 전등을 버리고 LED로 교체해야 한다. 과거의 삶의 내용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친환경적인 삶은 어느 정도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소고기를 덜 먹게 되고 자동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비행기 여행을 포기하고, 집안 온도를 낮추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등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생활비 지출은 줄어들 수 있다. 또 전기자동차는 초기 투자비가 좀 더 많이 들지만 이후 사용하는 내내 정비 비용, 연료 비용 등이 상쇄해 준다.
그러나 기후 친화적인 삶의 가장 큰 부분은 소소한 일상이 아닌 정치에 있다. 전기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늘여야 하고 친환경적 주택 건축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하고 로컬 푸드와 유기농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며 도로확충 보다는 대중교통 확충 및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캐나다인의 75%가 기후변화를 우려하면서도 가장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정당을 지지하는 비율은 아주 낮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적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크다.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75%의 시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우선시 하는 정당을 지지한다면 개인적 삶의 스타일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어려움보다 훨씬 쉽게 탄소제로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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