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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성장, 문제해결은 나중에’는 더 큰 손해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19 2023 12:03 PM
‘성장과 해결 함께 해야’- 홍콩 등 사례
지난주 칼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삶을 살려고 할 때 비용이 더 증가할지 감소할지를 묻는 캐나다의 여론조사 문항에서 비용이 더 들것이라 예측한 사람들이 31%나 됐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과 개인적인 삶의 패턴에 따라 정확하게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일지에 대한 몇가지 가능성들을 살펴본다.
산업부분에서도 석유나 가스를 원동력으로 하던 산업시설도 모두 전기로 바꿔야 하니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에게도 많은 비용이 추가로 지출되며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캐나다나 유럽 등 선진국들도 이런 문제에 직면하면 답을 찾기 쉽지 않은데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선진국이 미리 단물을 빨아먹고 탄소를 실컷 배출한 다음 신흥국의 성장을 가로막기 위해 탄소 배출 문제를 이슈화 한다’는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먼저 성장하고 이후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말을 내세운다.
‘선 성장 후 문제해결’의 접근법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으므로 한정된 자원으로 경제발전을 이끌어야 할 정치인이나 경제계는 그 유혹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정치인들은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 자신의 집권 기간동안 최고의 효과를 얻어내야 정권 재창출을 노릴 수 있으니 먼 미래의 재난에 미리 대비할 이유가 더더군다나 없다.
그러나 선성장 후 해결법과 해결책과 동반성장의 대차대조표가 이미 나와있다. 데이비드 오코너 박사가 OECD 개발센터의 의뢰로 연구한 1996년의 논문(Grow now/clean later)은 이 문제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오코너 박사는 당시 아시아의 신흥성장국가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 등을 비교하며 환경 문제를 성장 초기부터 중요한 문제로 처리하며 경제발전을 이룬 홍콩/ 싱가포르와 그렇지 않은 한국, 대만을 비교 분석했다. 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후발 성장국가들의 경우도 연구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성장 초기부터 환경에 함께 투자한 홍콩과 싱가포그가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비해 성장률에 손해를 입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코너는 오염 문제를 예방하는 것보다 사후처리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한다. 폐기물이 널리 흩어지기 전에 수거하고 처리하는 것이 더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공장의 오염을 청소하려면 장비를 조기 폐기하거나 개조하거나 오염저감장치를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좀 더 비용이 덜더라도 더 깨끗한 기술에 투자하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결론짓는다.
또 2천년대 이후의 여러 연구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14년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GDP의 5.6%나 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2018년 랜드리건 박사 등의 연구에 의하면 환경오염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가 전체의 16%로 가장 높은 피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공기질, 수질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와는 그 규모가 지속 시간이 다르다. 과거 50년에 한번 발생할 특이한 홍수, 가뭄, 고온, 폭풍 등이 이제는 평균 10년마다 한번씩 찾아오고 있다.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면 거의 5년에 한번 찾아와 도시 몇 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경우 사망자 수 급증은 물론이고 복구 비용도 천문학적이 된다. 게다가 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번 올라간 기온은 수백년 이상 지속되므로 지구촌 여러 곳이 그런 피해를 해마다 겪게 되면 인류 문명이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어차피 정치인들은 자신의 집권이 중요하므로 당장 눈에 보이는 정책에 집중하게 되고 피해 보상에 집중하게 된다. 예방과 기후위기 완화 노력은 후순위로 미뤄두게 된다. 그러니 그에 대한 냉엄한 평가는 오로지 시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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