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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며...
한국전 정전기념 토론토음악회는 뜨거웠다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Oct 20 2023 02:59 PM
피날레 장식한 '아리랑 환타지아'는 청중·연주자가 혼연일체
◆한국 서초교향악단과 토론토의 캐나다왕립음악원 단원들이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 연주로 무대를 열었다.
오랜만의 단비가 대지를 적시듯, 아름다운 선율이 청중들의 가슴을 적셨다.
19일 밤 토론토 다운타운에 소재한 캐나다왕립음악원 코에너홀(Royal Conservatory of Music, Koerner Hall)에서 열린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음악회서였다.
이날 한국전 참전 캐네디언과 한인 용사들과 그들의 가족을 포함, 많은 청중들이 홀안을 가득 메웠다. 우아한 실내 분위기와 부드러운 음향을 갖춘 코에너홀(블루어 스트릿/애비뉴 로드)은 1천 석이 넘는 규모있는 음악당이다.
"캐네디언 용사와 가족들이 50여명 초대됐다. 많은 용사들이 이미 작고했거나 연로해서 참석하실 수 없었다"고 토론토총영사관 권태한 부총영사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총영사관 측은 음악당 밖에서부터 안내를 했고, 본 음악회장 입구에서는 김득환 총영사가 직접 초대손님들에게 인사와 안내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국가보훈부와 토론토총영사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음악회는 서울 서초교향악단의 배종훈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기획으로 빛을 발했다. 단원 20여 명은 17일 토론토에 도착, 시차 적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이고 기량있는 연주실력을 발휘했다.
단원들은 외국서도 수학한 세계적 인정을 받는 전문 예술가들이다. 배 감독 역시 비엔나국립음대와 러시아, 미국 UCLA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이름 없는 영웅들을 기리며’라는 호국 보훈문화 외교 예술행사에 팔을 걷어붙이며 앞장서기로 유명하다.
음악회 1부는 추모와 감사, 2부는 미래를 향한 무대였다.
베르디의 대표작 '운명의 힘' 서곡은 청중을 추모의 마음으로 몰입시켰고 첼리스트 허철씨의 협연으로 오펜바흐 작곡의 ‘자크린느의 눈물’은 영웅들을 깊이 추모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배 음악감독은 대중에게 익숙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정했고 쟝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곡 해석으로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왕립음악원 소속의 트렘펫 주자 젠스 린더맨(Jens Lindemann)과 재즈 싱어 매트 케팅업(Matt Catingub)의 코믹하고 멋스러운 재즈연주는 위로와 함께 즐거움을 듬뿍 안겨주었다.
◆왕립음악원 소속의 트렘펫 주자 젠스 린더맨Jens Lindemann이 연주하는 모습.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1부에서 '아리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다.
◆조수미씨가 앙코르곡으로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불러 청중들에게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밤의 하일라이트는 소프라노 조수미씨다. 그는 1부에 2곡, 2부에서는 그의 타이틀곡이나 다름없는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에 이어 오르간 연주로 유명한 알비노니의 ‘Adagio’ 등 4곡을 열창했다.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앙코르곡으로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들려주었다. 이것은 이날 음악회의 보석이었다. 조수미씨는 역시 한국의 영원한 디바로 문화적 자랑이요, 자존심이다.
아리랑 환타지로 막을 내린 두 시간 여에 걸친 음악회는 70년 전 우리의 영웅들을 기리고, 평화로 향하는 우리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불어넣은 기념음악회였다.
◆이날 청중들은 연주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음악회장은 열기로 뜨거웠다. 감동한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아낌없이 보내고 있다.
◆훈장을 단 정복차림의 캐네디언 참전용사
◆로비에서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활짝 웃고 있다.
◆배종훈 서초교향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비엔나 국립음대 및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콘서버토리 수학
-미국 UCLA에서 석, 박사 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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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