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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자 염원’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
대한불교조계종, 종단 차원으로 적극적
- 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 Nov 09 2023 12:59 PM
한국 불자(불교 신자)들의 염원 중 하나인 14대 달라이 라마(텐진 갸초·88)의 방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인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계속해서 방한 의사를 밝혀왔으나, 역대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초청을 수락해 오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이후,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달라이 라마 방한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대한불교조계종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트위터 캡처
불교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동국대에서 열린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불교 광장 간담회에서 총재인 자승스님은 "과거에는 중국 압력 때문에 달라이 라마 초청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재는 다른 상황이다"라며 내년 3월까지 달라이 라마의 방한과 관련된 세계불교 청년대회 계획을 마련하도록 회원들에게 지시했다.
불교 광장은 조계종의 입법기관으로, 중앙종회의 대다수 의원이 속한 종책 모임이다. 조계종 구조상 불교광장의 결정은 종단의 결정으로도 볼 수 있다.
달라이 라마에 대한 조계종의 우호적인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조계종 중앙종회의 정기회에서 종회 의원들은 양안 관계인 대만과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몽골까지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는 마당에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이번에는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일, 아리야 체왕 걀뽀 티벳하우스 재팬 대표와의 회동에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은 "대한민국의 스님과 불자들은 세계적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한국으로 초청하고자 한다. 다양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앙종회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추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일본에 있는 티벳하우스재팬은 달라이 라마의 연락 사무국으로서 동아시아 각국과의 교류를 담당하고 있다.
과거에도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추진된 적 있지만, 이는 주로 개별 스님들이나 특정 단체들의 산발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졌으며, 공식적인 결정과 실행력을 가진 기구 차원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조계종의 최근 움직임은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이 주도적으로 나선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27년에 예정된 교황의 방한과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므로,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위한 명분은 더욱 분명하다. 또한,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에서 이전 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점도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더해준다.
88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달라이 라마의 방한 기회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2일,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여수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이 이끄는 방문단을 접견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 방한 의사를 밝혀왔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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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