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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정부 요원이 美 국적 시크교 지도자 암살 시도"
캐나다에서도... 타국 영토서 조직적 암살 사주
- 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 Nov 30 2023 04:53 PM
지난 29일 미국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시크교 지도자 암살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의 소수 종교인 시크교의 지도자는 '인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주장해 인도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미국 정부가 공소장을 공개는 이 사안을 엄중한 대처하겠다는 암시로,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맺어온 미국과 인도 간의 관계에 금이 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9월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위치한 인도 총영사관 앞에서 하디프 싱 니자르 지도자의 피살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모인 캐나다의 시크교도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패널을 신발로 난타하고 있다. 토론토=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미국 남부연방지검이 인도 국적의 니킬 굽타를 미국 시민권자인 시크교 지도자 쿠르파완 싱 파눈 암살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굽타는 살인청부업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를 지급하여 파눈을 살해하려 했으나, 해당 청부업자는 위장한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지난 6월 체코에서 체포되어 현재 미국으로 송환 중이다.
이 암살 계획의 배후에는 인도 정부의 상급 요원이 있었다. FT 보도에 따르면 굽타는 인도 사법당국의 형사 기소가 기각되는 조건으로 해당 임무를 맡았다. 또한 이들이 지난 6월 캐나다에서 발생한 다른 시크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의 살해 사건에도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요원이 그에게 파눈의 거주지를 알려주며 니자르의 시신이 찍힌 영상을 함께 보냈다. 니자르 이외에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시크교도 3명을 살해하는 계획도 세웠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인도 정부가 다른 국가의 영토에서 조직적 암살을 사주한 셈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10월엔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차례로 인도에 보내 암살 사건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지만, 인도 정부는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외교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9월 캐나다 정부가 인도 정부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후 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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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