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COP28, 재난복구 모금 30년 만에 합의
‘재난기금은 자선 아닌 가해국의 보상금이어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13 2023 03:14 PM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늦었지만 출발은 됐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는 지난달 30일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기금(Loss and Damage Fund)을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세계은행이 임시 주관기관이 되도록 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 COP 28에서 각국 대표단이 회의장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Kiara Worth UNFCCC/flickr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약 200여 국가 대표단이 참가해 지난 COP27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이 기금에 관해 1년간의 조정을 거친 프레임워크의 초안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가장 먼저 주최국인 UAE와 독일이 1억달러씩을 출연하기로 했고 영국이 5천만달러, 일본이 1천만달러를 출연하기로 약정해 기금 조성이 가시화 됐다. 또 유럽연합은 1억5천만 달러, 미국이 1,750만 달러, 캐나다가 1,600만 달러를 약정해 현재 4억5천만달러 정도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단체인 기후현실프로젝트(Climate Reality Project) 캐나다지부 안드레 얀 파렌트(André-Yanne Parent)는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기상재해로 발생한 피해는 시간당 1,600만달러로 추산되는데 캐나다의 약정금액은 1시간 복구비용도 안된다”고 말하며 “이 기금은 자선에 따른 기부금이 아니라 피해를 일으킨 데 대한 보상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2,900억~5,800억달러가 필요하며 개발도상국들 또한 2030년까지 1천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부금은 그야 말로 내는 주체의 자발적이고 선의적인 금액이어서 규모를 탓하기는 어렵지만 보상금이 된다면 문제의 원인인 탄소배출의 책임이 있는 국가로서 반드시 내야 하는 의무금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약정 금액은 그야말로 분노를 일으킬 만 하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그 이전의 거의 모든 정부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기금 조성에 반대해 왔기에 1,750만 달러도 큰 변화로 볼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의 변화는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라 ‘기금이 기후보상의 형태가 아닌 자발적인 것으로 간주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초강대국 이라는 위치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지금 지구 기온 상승은 명분 싸움을 할 만큼 그리 한가하지 않다. 이미 올해는 지난 십만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온도에 올라와 있고 그 피해는 앞으로도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정치 전문가 트레이시 카티는 "이번 합의는 지역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지역사회가 마땅히 받아야 할 기금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이번 COP28에서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과 화석연료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화석연료 산업이 그 피해 보상금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코스타리카의 라 루타 델 클라이마의 이사 아드리안 마르티네즈는 기후재난기금 합의가 정의를 이룰 수도 없고 이는 거래 대상도 아니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30여년간 국제 기후문제의 주요 의제였던 기후재난기금 설립은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총회에서 기본 합의를 보았고 이후 각국은 격렬한 논쟁 끝에 올 11월 가까스로 기금 조성과 관리방안에 타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회사들을 감시하는 비영리 웹사이트energy-profits는 탄소배출의 매우 큰 원인이 되는 세계 5대 석유회사들의 지난해 수익의 2%만 기금으로 모으면 800억달러의 기후재난기금을 모을 수 있다는 강조하고 있다.
한편 COP28은 기후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17억 달러의 초기 재원을 투입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은 COP28에서 녹색기후기금(GCF)에 30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토요일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COP28)에서 밝혔다. 녹색기후기금은 200억 달러가 넘는 기금이 조성돼 개발도상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도 지난 여름 G20 정상회의에서 3억달러를 약정한 바 있다.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