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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맞은 진짜 크리스마스
코로나·이태원 공포 딛고 '사람 속으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25 2023 11:25 AM
고독과 슬픔 극복하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 24일 오후에만 명동·강남 등 30만명 운집
"연말에 집 밖으로 나온 건 3년 만이에요."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만난 정모(29)씨는 3년 만의 성탄절 외출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정 씨는 집에 머무르며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팬데믹 거리두기와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그는 "아픔을 딛고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외출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가득했다. 김태연 기자
2020년과 2021년의 크리스마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쓸쓸했다. 이어진 2022년 크리스마스는 이태원 참사 두 달 후라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는 '회복'과 '치유'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장식되었다.
성탄절을 맞아 서울의 주요 번화가는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연말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 실시간 인구데이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명동, 홍대, 잠실에는 각각 약 8만 명이, 강남역에는 약 4만 명이, 이태원과 광화문 광장에는 약 1만 4천 명이 모였다. 총 3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서울 주요 번화가를 찾아 코로나 이전의 활기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되살렸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이은미(44)씨는 "팬데믹 기간 동안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꺼려졌으나,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가족과 함께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만난 허재우(19)씨는 "3년 만에 집 밖에서 연말을 보낸다"며 "여자친구와 함께 왔는데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 다닐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2023 로맨틱 한강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은 시민들이 22일 크리스마스 용품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상권 역시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해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던 이태원 상점들은 올해 연말 연휴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태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곽동근(31)씨는 손님의 증가와 분위기 변화에 대해 언급했으며, 피자집에서 일하는 모로코 국적의 라비야(27)씨는 손님 맞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의 유족들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새해의 '회복'을 기원했다. 유족 A(50)씨는 "딸의 부재를 아직도 크게 느끼고 있지만, 가족들과 함께 보낸 시간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인파 사고를 대비하여 서울시는 경찰, 소방당국과 함께 주요 밀집지역의 안전 관리에 나섰다. 성탄절, 해맞이, 타종 행사가 열리는 지역에는 안전관리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를 가동하여 위험 징후를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편안한 연말 행사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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