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 소지자 6개월 후 건보 혜택 부당"

한국 건강보험 적용기준 변경(26일자 A1면)에 대한 교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동일한 장기체류자임에도 건보적용 기준이 제각각 다르고, 해외동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는 것이다.

재외국민 건강보험 규정에 대한 교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피부양자 자격 조건을 강화, 한국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만 재외국민과 외국인의 피부양자 등재가 가능토록 개정해 오는 4월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외국인의 건강보험 악용사례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으로 2019년 7월부터 한국에 입국하면 6개월이 지난 후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되도록 법을 개정했다.

즉 대부분의 해외동포들은 한국에 가더라도 무조건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본보 독자라고 밝힌 이모씨는 "한국의 의료서비스 체계는 K-의료라고 불릴 정도로 외국서도 부러워해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동포들이 많다"며 "그런데 일부 동포들의 부적절한 고액치료가 문제라고 정당하게 치료를 받으려는 모든 동포들에게 일률적으로 6개월 가입 제한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최근 5년 간 누적 흑자가 총 2조2,742억 원(22억8,749달러)에 달한다"며 "일정 금액이 넘어가는 고액치료에 한해 건강보험 혜택을 제외하는 등 얼마든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음에도 모든 동포들을 대상으로 거주기간에 제약을 둬 건강보험 혜택을 못받도록 하는 것은 불공평한 조치"라고 그는 강조했다.

제각각인 건강보험 적용 기준도 비판 받는다.

정부는 한국에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에겐 입국한 날로 건강보험 혜택 자격을 주도록 예외사항을 두었는데, F-4 비자 등 일부 장기체류비자는 이 혜택을 못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본보에 보낸 답변서에서 "재외국민과 외국인 중 한국에 지속적으로 거주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한국에 입국한 날로 지역가입자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며 "이에 해당하는 비자는 결혼이민(F-6), 유학(D-2), 영주(F-5), 비전문취업(E-9) 등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에 다녀온 시민권자 박모씨는 "다른 장기체류비자는 입국 즉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했으면서 2년 간 머무를 수 있는 F-4 비자 소지자에겐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 정부는 정당하게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동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