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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경질한다... 정몽규 승인만 남아
클린스만 “손흥민·이강인 때문에 경기력 약화” 주장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15 2024 12:54 PM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해 경질 수순을 밟는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최종 결정만을 남겨놓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 주재로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를 열고 약 4시간 동안 격론을 펼친 끝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는 이 같은 결론을 토대로 협회 집행부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 거주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 참석했다. 연합뉴스
통역이 필요한 뮐러 위원장을 대신해 언론 브리핑에 나선 황보관 대회기술본부장은 회의 직후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전반적인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브리핑은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으나 일부 위원들이 월드컵 예선 일정을 고려해 경질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논의가 길어져 오후 4시로 미뤄졌다.
이날 위원회에는 뮐러 위원장 외에 정재권(한양대 감독) 위원과 곽효범(인하대 교수) 위원, 김현태(대전하나 전력강화실장) 위원 등이 참석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대표팀 훈련복 차림으로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 클린스만 감독은 평소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 1시간 동안 아시안컵 참가 결과를 보고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응답한 뒤 먼저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재에 대한 지적을 부인하며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선수단 핑계를 댔다.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이 몸싸움을 벌이며 다툰 게 패배의 요인이라 변명한 것이다.
황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대표팀 운영에 대해선 감독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선수단 불화설에 대해선 협회가 추가적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있으며,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퇴장한 뒤 뮐러 위원장을 주재로 진행된 토론에서 위원들은 비판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우선 아시안컵 경기에 대해선, 요르단과 조별리그에 이어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수 선발 및 관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재임기간 중 선수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음은 물론,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취임 때부터 논란이 일었던 재택근무 관련해선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거나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신뢰를 잃었고, 이미 회복 불가능하다”는 성토가 나왔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에서 그간 대표팀 감독은 경기 내용과 결과로 이슈가 되어 왔는데, 근무 태도로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라는 비판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부는 이제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국가대표 감독 임면 행정 주체인 전력강화위가 경질로 의견을 모으면서 정 회장도 ‘경질’이라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 산적한 숙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다. 당장 3월부터 A매치 기간이 시작돼 내달 18일에 대표팀을 소집하고, 21일(홈)과 26일(원정)에 태국과 두 차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최종 결정할 경우, 늦어도 3주 내 후임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황 본부장은 “전력강화위에서 관련 내용도 다뤘다”며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물어줄 60억~70억 원대 위약금 문제와 협회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도 향후 협회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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