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재외동포 찬밥신세 계속된다
투표율 높여야 본국 정치권서 관심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Mar 18 2024 04:03 PM
허준혁 유엔피스코 사무총장
“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
- 투표(ballot)는 총알(bullet)보다 강하다. (링컨)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한 명인 링컨의 이 말은, 미국 정치의 민주주의 정신을 규정한 게티즈버그 연설과 함께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총선 재외선거인 등록자는 7.6%
본국의 4월 총선에 투표하겠다고 등록 신고한 유권자는 총 유권자 197만4,375명 중 7.6%, 15만701명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신청자 수가 51%를 차지했다. 캐나다는 7,129명.
역대 재외선거인 투표율
이번 선거인 등록은 21대보다 15%, 2만6,647명이 감소했다. 첫 재외국민 투표를 실시한 19대 이후 가장 적다. 이렇듯 낮은 유권자 등록률은 실제 투표에서는 또다시 심각하게 감소한다. 2012년 19대 실제투표자는 등록자의 45.7%, 2016년 20대는 41.4%, 2020년 21대는 역대 최저인 23.8%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얼마나 될까. 예측불가다.
재외선거인이 가장 많이 참여한 선거는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였다. 당시 유권자 197만8,197명 중 29만 4,633명, 14.9%가 선거인 등록을 마쳤고, 이중 21만 1,981명, 75.3%가 실제로 투표했다.
전체 투표자 3,280만8,377명의 0.65%에 불과했지만 최고 실적이었다.
2022년 20대 대선에는 유권자 22만6,162명 중 16만1,878명, 71.6%이 투표, 전체 투표자의 0.48%를 차지했다. .
재외선거인 실투표율이 저조한 이유
유권자로 등록하려면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가능한 데 비해 실제 투표는 재외공관이나 한인회 등 원거리 투표소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된다. (주: 이밖에 고국정치에 대한 환멸과 실망이 투표의욕을 막는다.)
재외동포들은 이런 불편의 시정을 원하지만 국내 정치인 중 누구도, 어느 정당도, 재외동포를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법이 수정되지 않는다. 정책결정권과 예산권을 쥔 정치권이 ‘재외동포는 선거 결과를 좌우할 만한 변수가 안된다’는 인식을 가졌다. 복수국적 허용, 유권자 연령 완화, 세계 한인동포 지원법 제정, 재외동포‘청’의 ‘처(부)’로의 승격, 재외 선거구 신설, 재외 청년들의 병역복무 대체, 거주국 정부와의 민간외교, 한국어 유엔 공용어 지정, 차세대 한글교육 등 재외국민과 세계한인들을 위한 일들이 산적하다. 그럼에도 국회에는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자리가 한 석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길어진 투표용지와 재외동포
링컨 이전의 미국은 “The United States are~”라고 복수형으로 표현하는 주들의 연합체였다. 그렇지만 링컨 이후에는 “The United States is~”라고 단수형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나라이자 진정한 ‘미합중국(The United States)’이 되었다. ‘위대한 세계한인의 시대’ 역시 각종 투표를 통해 세계 각지의 한인과 모국이 하나가 될 때 가능하다.
국회의원을 뽑는 재외선거인 투표는 오는 27일부터 4월1일까지 세계 178개 한국공관과 한인회관 등에 설치되는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5개 정당에 길이 48.1㎝였다. 2024년 2월19일 현재 50개의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으며 10여개의 창당준비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이들 정당이 4·10 총선에 후보를 낼 경우, 투표용지 길이는 50㎝를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이다.
투표용지는 우스꽝스럽게 길어서 투표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중에 재외동포들을 대표할 후보나 정당이 얼마나 있을까? 있기는 할까?
재외동포들이 높은 유권자 등록과 실투표율로 힘을 보여주지 않는 한 개선은 없을 것이다. . 2023년 말 현재 재외동포는 총 181개국 708만1,510명으로, 2023년 한국 인구 5,132만5,329명 대비 13.79%에 달한다. 이중 절반만이라도 모국선거에 참여한다면 동포들의 위상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