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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서 도난된 금괴 두바이서 변신?
세계 금이 몰려드는 곳 살 사람은 얼마든지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Apr 24 2024 10:44 AM
DNA 없어 일련번호 삭제하면 수사난관
작년 4월의 토론토 피어슨공항 금괴절도 사건(19일자 A1면)을 수사 중인 필지역경찰은 절도범들이 제련 장비를 동원, 금을 재빨리 녹여 변조했다고 추정한다. 금괴에 기록된 일련번호가 단서가 되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작은 분량이지만 일부는 녹여져서 팔찌나 반지, 목걸이 등으로 변형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추적에 애를 먹는다.
지난해 4월 피어슨공항에서 사라진 금괴를 팔찌 등으로 변형하는데 사용된 장비들. 필경찰 사진
스위스 취리히를 떠난 순도 99.99% 금괴 400kg은 작년 4월17일 오후 4시 토론토에 도착, 오후 6시께 금괴와 현금 194만 달러는 에어캐나다 화물창고에서 트럭에 실려 전용창고로 옮겨졌다.
전담수사반 ‘프로젝트 24K’는 녹은 금을 가늘고 긴 띠로 만드는 데 사용한 여러 장비와 금속을 꼬아 팔찌로 만드는 기계- 토치torch, 도가니, 금속집게, 주형 등을 발견했다.
절도단이 훔친 금괴가 팔찌로 변형된 모습. 필경찰 사진
마이크 매비티 수사반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양이 이미 변형됐다고 믿는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그렇게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지난주 말했다.
매비티 반장은 이어서, 금을 가져가려고 보석상에 도착한 용의자는 인수서류에 서명하면서 왼쪽 손에서 장갑을 벗었기 때문에 그의 지문이 남았고 실험실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팔찌를 값싼 물품처럼 보이게 만들었으나 경찰은 팔찌 6개를 압류하고 이들의 가치를 9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 팔찌들은 토론토 보석상에서 만들어졌고 다른 곳으로 흘러나갔다가 경찰에 압류됐다.
이것은 사라진 금괴 중 지난 1년간 회수된 것으로는 유일하다. 즉 경찰은 금괴를 1개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범인들은 전리품 처리에 대해서도 절도작전만큼 치밀하게 계획했다.
“아마도 일부는 국경을 넘어 외국의 유명 금괴매매 중심지로 들어갔을 것이고 거기서 팔찌나 가락지로 변형돼 지방 시장으로 퍼졌을 것이다. 금덩어리에는 사람같은 유전자 DNA가 없으므로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수사반장의 말이다.
이 때문에 전문절도범들은 금괴를 선호한다. 금은 또한 가치가 안정되고 일정 가격을 유지하는 국제화폐다. 금은 변형하기 쉽고 고객은 늘 목을 빼고 기다린다. 현재 세계 금값은 오름세를 보인다.
절도범들이 금덩어리를 합법적 시장에서 팔면 이것들은 주인을 여러 번 바꾸면서 결국 결혼반지나 투자용 주조화폐, 고가의 조각품, 치아 교정, 휴대전화와 다른 전자물품 제조에 사용된다.
불법 금궤가 나오는 곳은 여러 곳이다. 채금광산의 종업원, 후진국의 폐쇄된 금광, 기타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
금 제련소들은 대개 고객이 가져온 금괴의 출처는 묻지 않는다.
밀수방법 역시 다양하다.
플로리다주 마이아미에 도착한 보트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보트구조물 중 일부에서 철판을 떼어내고 대신 금으로 만든 판으로 대체했다. 홍콩발 산업용 부속품은 강철처럼 위장했으나 속에는 금을 넣는다. 국제항공 승객들이 몸에 장신구로 착용했다가 시장에서 판다. 유럽으로 수출된 승용차의 경우 팬더Fender 등 내부에 금을 감춘다. 광산이나 제련소 직원들이 항문에 숨겨 빼돌린다.
사건 공동수사를 위해 토론토에 온 미국 금괴 관련 전문수사관은 “이번 범행의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해서 조직범죄단 소행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사전에 장물처리 방법까지 잘 계획했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이미 금괴를 변형해서 외국, 아마 중동 두바이로 보냈을 것이다. 두바이는 국내로 유입되는 수입품이 무엇이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전세계에서 금괴가 몰려오는 이유중 하나다.
두바이 공범자들은 대금을 전신환(e-transfer)으로 제3국으로 보내는 수법을 쓴다. 전리품 분배는 하루 이틀 안에 끝나는 작업은 아니고 수개월이 걸린다.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기 때문이다.
마이애미를 비롯한 플로리다 남부가 두바이 전 수년간 금괴 범죄의 온상이었다.
이번 토론토 사건은 플로리다와 연관이 있다.
공항 창고에서 금괴를 옮겨실은 트럭운전사, 듀랜트 킹- 매클린(25·브램튼 거주)은 거사 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 가서 권총 몇 자루를 샀다. 캐나다에 들여오기 위해서였다.
지난 17일 전담수사반은 사건 수사과정과 성과를 발표했으나 범인들이 금괴들을 어떻게 처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체포된 혐의자 중에는 에어캐나다 직원 1명, 미국인 1명이 포함됐다.
체포된 자들은 모두 온타리오주 브램튼 거주자들이며 그들의 성과 이름으로만 봐서는 중동 등 출신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작년 사건 당시 피해가격을 2천만 달러로 추정했으나 지금은 금값이 더욱 올라서 3천만 달러는 된다고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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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