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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오이드 복용이 젊은 학생 죽여
빅토리아대 1년생 발레댄서 꿈 접어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May 21 2024 02:28 PM
부모들 자녀에게 대처방법 알려야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복용한 후 숨진 여대생 시드니. 옵저버 사진
캐롤라인 매킨타이어는 1월23일 밤을 뜬 눈으로 꼬박 샜다. 그는 빅토리아대학교 1년생인 딸 시드니(18)와 통화하려고 무던히 애쓰다가 실패하자 마음을 강타한 충격을 달래면서 시드니를 치료한 빅토리아병원 응급실 담당자들과 통화했다. 밴쿠버에서 비행기를 타고 빅토리아대학교 기숙사에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매킨타이어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딸이 죽을지 모른다는 연락을 갑자기 받았는데 곧 다시 전해진 소식은 죽었다는 것이다.
밴쿠버 종합병원 응급실 의사인 그녀는 뭔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됐다.
2016년 젊은층에서 독성 약물복용이 크게 유행하자 BC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부모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경찰관이나 911 담당자들을 교육했다.
오피오이드Opioid 복용을 치료, 회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뇌가 산소 부족으로 손상을 입기 전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시간제약이 있다는 것을 주지시켰다.
시드니의 친구는 처음 매킨타이어에게 "시드니의 약물복용이 발견되자 911에 즉시 신고했고 구조대가 와서 응급처치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사업차 프랑스에 머물던 시드니 부모에게 약간의 희망을 주었다.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은 인명살상으로 이어지지만 즉시 도움을 받으면 생존율은 높다.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인공호흡을 시키고 회복 100% 특효약 나록손(Naloxone)을 먹이면 목숨을 살린다.
다음날 아침 매킨타이어가 빅토리아병원에 도착해서 보니 시드니는 산소 부족으로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음이 분명했다. 그는 생명은 있으나 의식은 이미 없었다.
시드니는 이틀 후 뇌사판정을 받았다. 재치 있고, 예술적이고, 마음씨 고운 10대는 세상을 떠나면서 건강한 장기를 모두 주어 여러 명에게 광명을 선사헸다.
"딸의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울부짖으며 병원측 답변을 요구했다. 응급번호 911과 학교 보안원들의 전화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또한 시드니를 처음 발견했던 학생들로부터 당시 상황을 파악했다. 이밖에 학교직원 등 사고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은 즉시 911에 전화, 도움을 요청했음은 인정됐다. 그러나 부모들은 치료과정상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시드니는 이날 학교 아파트에서 친구와 함께 오피오이드를 나누었다. 친구는 쓰러져서 의식을 잃고 호흡곤란을 겪었다.
보안원들은 3.5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들의 피부는 파란색으로 변해 있었다.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이어서 달려온 경찰관들은 9분 동안 손을 쓰지 않았고 12분 후부터 인공호흡(CPR)을 시작했다. 귀중한 12분이 낭비된 것이다.
보안원들은 911과 접촉하지 않았다. 대신, 마약에 취한 학생이 911과 8분간 통화한 것이 전부였다.
911 요원은 전화받은 지 3분 후 두 학생이 의식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구급차를 7분 후에 보냈다.
보안원들이 911에 전화했을 때 통화응답자는 통화 시작 11분이 지나도록 마약복용에 대해 묻지 않았다. 이들은 13분 후 현장 경찰관들에게 나록손 투여를 부탁했다. 시드니와 같이 복용한 학생이 큰 숨을 헐떡이는 것을 911 요원이 전화를 통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호흡을 하라"고 조언하지 않은 채 15분을 낭비했다.
"빨리 손을 썼다면 시드니는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 오피오드 위기는 8년 전부터 심각해졌는데 아직도 그것 때문에 젊은 학생이 죽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시드니 부모는 말했다.
이 사건은 정계로 비화, 데이빗 에비 BC주 총리는 '철저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시드니는 발레댄서가 꿈이었다. 그의 절친들은 시드니가 아주 좋은 친구여서 우리는 서로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대학교는 사건 후 학생들에게 통지문을 발송, 약물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캠퍼스에서는 나록손 약을 어디에 두고 학생들은 위급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찾아서 서브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2016년 이후 BC주에서 과다복용으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사람은 1만4천명이었고 최근 수개월간 사망자는 하루 평균 6∼7명이었다. 이로써 10∼59세 사이의 주민 중에서는 오피오이드 복용이 사망률 1위로 사고, 자살, 살인, 자연사 등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그렇지만 지난 8년간 구급구조원(패라메딕스)들은 23만 건을 치료, 대부분 목숨을 구했다.
지난 1월 어느 화요일 오후 5시7분 18세의 시드니 매킨타이어-스타코는 1학년 첫 화학교실을 끝낸 후 아버지에게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 물리학 문제를 물었다.
"아빠 이 문제 풀 수 있어? 난 숙제의 모든 다른 문제들은 풀었는데 이건 모르겠어."
그는 빅토리아대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는 학생이었고 아버지는 엔지니어다. 그는 곧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들은 주말 토론토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시드니는 어머니에게 결혼식에서 입을 회색 스웨터를 구겨지지 않게 잘 보관해달라고 부탁했다.
"딸은 결혼식에 가고 싶어 하면서도 금요일에 학교를 빠져야 하기 때문에 다소 걱정했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시드니는 다음날 아침 일찍 실험실 실습인지, 수업인지 스케줄이 있어서 그날 밤 늦게까지 공부할 수 없다고 말하더라구요."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대화였다.
발생 상황
지난 1월 화요일 밤 6시15분 시드니가 어머니와 통화한 지 한 시간 후, 시드니는 기숙사 3층에 있는 친구 리아의 방에 들렀다.
리아는 시드니와 함께 학생 라운지에서 영화를 보겠다고 룸메이트 이산에게 말했다. 시드니는 파자마에 후디 차림이었다. 얼마 후 학생들은 복도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곧 리아와 시드니가 복도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리아는 숨을 헐떡였고 시드니는 몸이 굳었으며 손은 약간 비틀어져 있었다. 피부는 퍼렇게 변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들이 약물을 과다복용한 사실을 몰랐다.
리아는 숨을 쉬려고 애썼으나 시드니는 이미 움직임이 없었다. 리아는 나록손 약을 먹고 목숨을 건졌다.
매킨타이어는 딸의 방을 청소했으나 마약이나 마약 비슷한 것은 없었다. 상습복용하지는 않은 것이다.
911 측은 상담자가 규칙대로 시행, 잘못이 없다고 밝혀서 사건은 법정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오이드(opioid)·펜타닐(fentanyl)이란?
통증완화·기분전환용...과용은 위험
약사 최종윤Alex
(Thornhill Galleria Pharmacy)
오피오이드(opioid)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물질로 주로 진통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런 물질들은 내부에 있는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 작용하며 이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복용자의 기분을 변화시키며,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 다만, 오랜 기간 또는 과도하게 복용하면 중독되고 호흡 억제,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펜타닐(fentanyl)은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로, 주로 중증 통증에 사용된다. 그러나 과도하게 복용하면 호흡 억제 등의 문제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날로손(naloxone)은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인한 중독자나 의식이 없는 긴급 상황에서 투여된다. 이 약은 중추신경계에 있는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하여 오피오이드 결합을 막고, 강제로 분리시켜 호흡 억제 효과를 반전시키는 등의 작용을 한다. 과용자의 생명을 구하는 긴급 치료수단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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