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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오피니언

나, 길들이기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 May 31 2024 10:41 AM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맥마이클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맥마이클 미술관은 가끔 가족 나들이를 하는 곳입니다만, 오늘의 나의 행장이 약간 달랐습니다. 평소에 메지 않던 배낭을 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차에 타고 있던 가족들이 나를 의아한 눈으로 보는 듯했습니다.


“오늘부터 외출할 땐 배낭을 메고 다니기로 작정했지~” 하고 묻지도 않는 대답을 했습니다.

평소에 가방이나 물건을 들고 다니는 일을 매우 싫어해서 외출할 때는 항상 맨몸으로 다녔습니다. 당연히 들고 다녀야 하는 것처럼 여겼던 핸드백도 젊어 한때였을 뿐, 오히려 배낭으로 바꿔 무겁게 들고 다녔습니다. 언제나 책과 노트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다가 중년을 넘어설 무렵부터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그러다가 코비드-19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는 그나마 배낭도 메지 않은 채 몇 년이 되었습니다. 외출 자체가 금지당했기 때문이지요.

그 이전까지의 외출이란 주로 몇몇 커뮤니티에 강의하러 갈 때였는데, 배낭 속에는 지갑과 두어 권의 책(시집 한 권과 독서 중인 책)과 노트와 필기도구가 든 필통과 물병, 어쩌다가 간식용 초콜릿이 들어있었습니다만 초콜릿은 오랫동안 먹지 않아서 포장이 낡아지기 일쑤였습니다.

코비드-19로 외출이 금지되고 줌(Zoom)을 이용하게 되면서부터 배낭 메는 일은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외출금지령이 풀린 이후에도 어쩌다 외출할 기회가 생기면 맨몸으로 나서곤 했는데 그것이 맨몸으로 다니는 습관으로 굳어져 버린 것입니다.

 

스크린샷 2024-05-31 오전 10.37.36.png

게티이미지뱅크.

 

 

전철 카드인 프레스토와 신용카드, 약간의 현금을 접어서 휴대전화 케이스의 옆 칸에 끼워 넣고, 휴대전화는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지갑 노릇을 하던 휴대전화 케이스의 옆 칸이 불룩하게 늘어지기도 하고, 바지 주머니가 불룩하여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그것마저 번거롭게 생각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얼마 전, 휴대전화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바꾼 휴대전화는 옆 공간이 없는 것이어서 프레스토 카드를 비롯하여 신용카드나 약간의 현금을 넣은 지갑을 따로 챙겨야 할 지경이 되었는데 그것도 너무 번거롭게 여겨졌습니다. 별로 부피가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갑 대신 카드류나 현금을 바지 포켓이나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되었고, 그것 역시 신경 쓰이는 일이었지만, 들거나 메는 일이 싫어서 감수해야 하는 자잘한 불편이었습니다.

코비드-19가 끝나고 외출이 자유로워진 후에도 그런 자잘한 불편을 견디며 맨몸으로 다니는 습관을 고수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전철 안에서 책을 읽던 습관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느 날 문득, 전처럼 책과 노트와 필통이 없으니 메말라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볍다는 이점보다는 중요한 것을 놓치는 손실이 더 크다는 생각에 배낭을 다시 사용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그동안 처박아두다시피 했던 배낭을 다시 꺼내어 챙겼습니다.

마음을 바꾼 후 첫 외출 때였습니다. 동네 한 바퀴 정도의 가벼운 외출이어서 작은 산책용 헝겊 배낭에 물병과 티슈 등을 챙겨 메고 나섰습니다. 배낭 메는 습관들이기의 첫 단계였습니다. 늘 다니는 코스의 나무 아래에서 배낭을 벗어 걸어놓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친 후 정해진 코스를 따라 걸었습니다. 한참을 돌아 거의 집에 도착할 무렵에 아차, 배낭을 나무에 걸어둔 채 온 것이 생각났습니다. 힘들게 걸어온 길을 끙끙대며 다시 가서 배낭을 찾긴 했지만, 다리가 아파서 쩔쩔맸습니다.

 

그 며칠 후, 또 산책코스를 걷다가 우연히 손안에 드는 크기의 조그만 돌 한 개를 주웠습니다. 그 무렵에 ‘K 문화사랑방’에서 매화(梅花)와 관련한 작품 감상과 관련 역사와 문화 배경 공부를 할 때였는데, 그 돌에 박힌 무늬가 매화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연상시켜서 즉석에서 ‘매화석’이란 이름을 붙이고, 티슈로 잘 싸서 모셔 들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다리가 아파서 늘 지나치던 로얄욕 로드의 버스 정류장 벤치에 잠깐 앉아서 쉬었습니다. 쉬는 사이에 모셔둔 그 매화석의 티슈를 풀어 들여다보며 요모조모 살핀 후 다시 쌌습니다.

건널목을 건넛집 가까이 왔을 무렵에야 아차, 빈손임을 알아채었습니다. 부리나케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어떤 남자가 조금 전에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살며시 다가가서 그 남자의 상의 자락에 살짝 가려진 ‘매화석’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습니다. 몸을 움칫하며 흘깃 바라보는 그 남자의 의아해하는 시선에 미안하고 머쓱해져서 티슈를 풀어 보여주며 설명했습니다. 듣고 있던 그 남자의 표정이 풀리면서 돌멩이 무늬의 한 곳을 지적하더니, ‘아기 얼굴(It looks likes a baby face!) 같다’라고 했습니다. 오, 그러네요~ 하고 답하며 돌아서는 나를 향해 손을 들고 웃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맥마이클 미술관에 가는 외출이었습니다. 산책길이 아닌 첫 정식 외출인 셈이었습니다. 외출 때마다 항상 가족들이 다 챙겨주니 평소처럼 usb와 현관 키가 달린 줄 하나만 목에 걸고 나서다가, 아차 싶어 미리 준비해 둔 배낭을 메고 나선 것입니다. 시집과 요즘 읽고 있는 다른 책 한 권, 노트와 필통 물병 그리고 간단한 소지품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미술관의 전람실 입구에서 안내원이 배낭을 사물함에 넣어두든지, 아니면 손에 들든지 하라고 했습니다. 배낭을 등에 메면 전시 작품에 부딪혀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동안엔 맨몸으로 다녔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사물함에 넣어두라고 권했지만, 그냥 들고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나 자신을 길들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미술관 내의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 줄곧 곁에 두고 챙겼습니다. 행여 두고 나오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기념품 판매장에 들어갈 때도 손에 꼭 들었습니다. 손주 들이 서로 들어주겠다고 하는데도 계속 사양했습니다.

 

지금 나는 나 자신을 길들이고 있다!

 

습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습관은 같은 행위를 수없이 반복한 결과이고, 한 번 든 습관을 바꾸는 일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또는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 든 마음을 다잡지 않고는 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와 더불어 나 자신을 길들이는 일조차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하물며 다른 사람을 길들이는 일이 나, 다른 사람을 내 입맛에 맞게 바꾼다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운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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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천학 | 문화컨설턴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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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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