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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불가 은퇴목사님 도움 절실해
지인들 호소..."요양원 모셔야"
- 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
- Jun 17 2024 04:17 PM
거동을 전혀 못하는 80대 한인이 노인아파트에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홀로 지내고 있다.
초기 치매증상과 뇌졸중 재발 위험 진단까지 받은 이 노인은 현재 밀착 간호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본인은 요양원 입원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최근 이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한인전문가는 '요양원 입소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제보자 이모(76)씨는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84세인 김근의 은퇴목사님이 노스욕의 노인아파트(495 Wilson Ave)에 혼자 계신다. 남의 도움없이는 전혀 움직일 수 없고, 치매 증상까지 심해져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라며 "간병인이 주기적으로 방문하고는 있지만 중증환자를 간호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한인들의 지혜를 얻고자 한국일보와 온라인 한인커뮤니티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은퇴목사의 딱한 사정을 접한 한인들은 최근 김 목사의 집을 직접 방문해 도움을 줬다.
이선희 치매협회장은 "13일 오전 해당 아파트를 방문해 목사님을 불렀는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라며 "방에 들어가보니 목사님이 침대에 누워 주무시고 계셨다. 방해하면 안될 것 같아 포장해서 가져온 곰탕과 두부찌개를 식탁에 두고 조용히 나왔다"고 전했다.
제보자 토니 임씨가 김근의씨가 홀로 있는 노인아파트에 방문해 찍은 내부 사진. 오른쪽에 김근의 목사의 사진 액자와 캐나다 크리스찬 칼리지에서 받은 학위가 걸려있다. 제보자 제공
16일 김 목사의 집을 방문한 교민 토니 임씨는 "간병인이 하루 세번 온다고 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라며 "사용한 대변 기저귀가 쌓여 있었고 냉장고 안에는 상한 음식이 많아 다 치우고 왔다. 머무는 동안 김 목사의 딸이 주문한 음식이 배달돼 간병인이 먹여줬다"고 말했다.
본보는 김 목사의 딸에게 연락을 취해 환자를 요양원으로 옮기지 않는 이유를 문의코자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아리랑시니터센터의 이지연 이사는 "몇 달 전 김근의씨가 혼자 집에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당시 의사의 요청으로 그를 진단한 적이 있다"라며 "이 환자는 혼자서는 전혀 거동을 할 수 없고 치매와 뇌졸중 전력이 있어 요양원 입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면담 당시 김씨가 요양원 입원을 완강히 거부해 할 수 없이 다시 집에 모셔다 드렸다.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가족이나 지인이 김씨를 잘 설득해 그를 요양원에 입소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이사는 "요양원에 입소해야 하는 중증임에도 혼자 집에서 지내는 한인노인들이 적지 않다. 24시간 간호가 필요한 환자가 혼자 있으면 낙상사고 등 위급상황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라며 "한인시니어가 병원에 입원하면 대부분 나에게 지원요청이 오는데 하루에 한번 꼴로 이런 전화를 받는다. 김근의씨보다 더 심각한 사례도 가끔 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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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